[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이제 필자의 나이는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을 넘은지 한참이다. 하지만 절대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으니 반성도, 성찰도 많다.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살면서 행복을 양념처럼 느끼는 것이지, 행복이 삶의 전제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하느냐는 회의는 숙명처럼 태어난 우리에겐 다소 과분한 것이다. 또 하나의 깨달음은 내가 이겨야 할 대상이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거다. 아이들에게 무섭게도 해보고 부인과 다투기도 했지만 결국은 내가 물러나 양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단 결론이다.

20년째 회사를 경영하지만 일을 주는 거래처를 이길 수 있겠는가, 직원들을 이길 수 있겠는가. 어린 쌍둥이들 야단쳐서 학교 보내봐야 온종일 가슴 아플 뿐이고 다툰 부인에겐 결국 밥을 사야 하니 내 주머니만 축 날 뿐이다. 종교가 없는 필자이지만 기도하는 심정으로 빌어본다. “부디 나이 오십이 되는 15년엔 나 자신을 빼고 모든 것에 지게 하소서.” 하지만 꼭 이겨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들의 넘치는 잉여 살이다.

비만의 늪에 빠진 사람들을 마법처럼 구해낼 방법은 없다. 상품을 팔기 위해 각종 매체나 사이비 전문가들이 우리를 교묘히 이용할 뿐이다. 자사의 제품으로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모든 광고는 거짓이다. 각고의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있는 다이어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사의 제품을 먹으면 음식을 줄이지 않아도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상은 그들도 우리가 음식을 조절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식이조절을 당부하는 순간 제품을 홍보할 명분이 희석되기 때문에 말을 못 할 뿐이다. 식사가 9할, 운동이 1할 이다. 밥 한 숟가락을 더 먹으면 그만큼 체중은 늘어난다. 입으로 음식이 유입되면 우리 몸은반드시 체중으로 내어준다. 감량이 어렵긴 하지만 체중을 줄인 후 우리 몸은 크게 달라진다. 가벼운 몸으로 계단을 오를 때의 그 기분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티셔츠를 입었을 때 가슴 부위는 팽팽하고 복부 부분은 헐렁한 착용감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들다. 몸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흥미롭고 멋진 일이다. 관리가 잘 된 몸은 그 자체로도 자긍심이다.

금 배지를 달거나 명문대 졸업장을 이마에 붙이고 다녀도 심신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튼튼하고 단아한 신체를 유지한 사람은 좌중에서 침묵한 채 앉아있어도 빛이 난다. 인생의 후반부로 갈수록 치밀하게 관리된 자신의 몸과 정신으로 버텨야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 모든 음식을 입에 넣을 때 20만 원 짜리 금한 돈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사과 한 쪽과 삶은 조개 두 알, 찐 달걀 한 개로 저녁 식사를 마쳐도 우리는 얼마든지 가벼운 몸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남에게 비참하게 보일 정도의 절식을 하더라도 워낙 효율적인 우리 몸은 쉽게 체중이 줄지 않는다. 체중 감량의 목표를 정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한 달간 현재의 체중을 유지해 보는 일이다. 체중관리의 첫걸음인 감을 잡아보는 과정인데 방법은 단순하다.

우선 내일 아침의 몸무게를 달아보자. 만약 65kg이라면 앞으로 30일간 65kg을 넘어가지 않도록만 관리하는 것이다.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단,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조건으로 체중을 잰 후 기록을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자면 새벽에 기상하여 화장실을 다녀온 후 속옷 차림으로 저울에 올라가면 매번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기상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역시 물 한잔을 마신 후 체중을 측정해야 한다. 체중이 기준치를 넘었을 경우 어제의 운동이나 식사 등 생활방식을 가만히 머릿속에 떠올려보라. 우리의 몸이 얼마나 예민한지 다음 호에 좀 더 살펴보자.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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