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왜건(wagon)’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인 세단을 변형한 자동차이다. 차의 트렁크 부분을 변형을 시킨 왜건은 차의 실내 뒷 부분을 화물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트렁크를 해체해서 백 도어를 설치한 미국풍의 차량이다. 차를 변형시키다보니 사람과 짐을 함께 실을 수 있는 업무용과 레저용의 다용도 차가 된 것이다.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유럽에서는 차량의 25~50%가 왜건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거의 없다. 왜 우리 눈에 잘 안 보일까?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왜건이 생산이 되었었다. 대표적인 모델이 대우자동차의 ‘누비라 왜건’과 기아자동차 ‘크레도스도 파크타운’이다. 그러나 이들은 어느 순간에 주위에서 사라졌고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우리가 흔히 듣는 자동차 용어에 ‘RV(Recreational vehicle)와 SUV(sports utility vehicle) car’란 것이 있다.

먼저 SUV 차는 오프로드나 스포츠 및 레져 등 활동적인 삶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어울리는 차량으로 대표적으로 ‘렉스턴’이나 ‘투싼’ 같은 차이다. RV 차는 SUV 차와 개념은 대동소이하나 SUV에 승합차의 성질을 첨가한 것으로 ‘카니발’ ‘트라제’ 등이다. 우리나라도 오토캠핑 등이 늘어나면서 SUV 차량이 많이 증가하는데 비슷한 역할을 하는 왜건은 힘을 못쓰고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 이유는 차의 높이가 높고 짐도 더 많이 싣는 장점을 SUV 차가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운전습관 및 문화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가 많다보니 운전자의 사망이 많다. 그래서 대형 차나 차의 높이가 높은 SUV 차가 선호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단과 같은 높이의 왜건이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쓸모가 많은 왜건의 어원적 유래를 살펴보자. ‘왜건(wagon)’은 원래 ‘역마차(포장마차)’란 뜻으로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 : 역마차)’에서 유래되었다. 역시 사람을 실어 나르던 마차는 자동차와 뗄레야 뗄 수가 없는가 보다. 어원의 유래를 보면 게르만 조어 ‘wagnaz’에서 네덜란드어 ‘wagen/ waghen’으로 유입되어서 영어의 ‘wagon’으로 최종 정착을 했다.

왜건은 영국에서는 ‘에스테이트’, 독일에서는 ‘콤비’, 프랑스에서는 ‘파밀리알(familial)’, 이탈리아에서는 ‘파밀리알레’라고 불린다고 한다. 미국에서 ‘왜건’은 레저용보다 화물 및 짐을 나르는 용도로 많이 쓰이지만 유럽의 ‘에스테이트’는 레저용 차량으로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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