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은혜의 4차산업혁명 이야기] 오늘날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영화의 분업 체계가 아니라, 영화 자체가 우리 삶에서 주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점이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따라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에서 영화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자 하는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이렇듯 삶 자체가 오락이 되었다. 현실에서도 <파이트 클럽>이 존재하고, 세르게이 크니아제프처럼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들을 노숙자도 분장시켜 거리로 내보내기도 한다. 분명 이상한 행동처럼 보이는 것들을 왜 사람들이 원하고 즐기게 되었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삶 자체가 오락화가 되었지만 정작 사람들은 삶을 완전히 오락처럼 살고 싶어 하진 않는다. 오락과 같은 문화를 대중문화로, 클래식과 같은 문화를 고급문화로 구별하기도 하며, 오락과 같은 삶을 유물론자들의 환상의 극치라 비판하기도 한다. 독일의 예술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라는 저서에서, 대중매체란 것이 예술의 죽음이라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사진처럼 대량 복제가 가능한 대체물이 등장함에 따라 누구나 예술품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예술과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졌다고 말한다. 또한 매체에 대한 여러 가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게 되고, 대중들이 세계를 보는 눈도 변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정치와 전쟁 역시 오락화 되어가고 있다. 아놀드 슈워츠제네거는 주지사 선거에 출마에 기존에 있던 선거 홍보 방식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토크쇼에만 출현하며 자신을 홍보했고, 영화에 등장했던 자신의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그의 선거 방식은 무려 3/4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오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전쟁 역시 마찬가지이다. 마치 오락과 같이 무인비행기를 날려 상대방을 공격한다. 그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깨끗한 전쟁인 셈이다. 9.11 테러 역시 21세기 최초의 예술대작이라 비꼬는 말이 생겨난 것에서 알 수 있듯, 영화에서만 벌어지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편에 계속...)

[박은혜 칼럼니스트]
서울대학교 교육공학 석사과정
전 성산효대학원대학교부설 순복음성산신학교 고전어강사
자유림출판 편집팀장
문학광장 등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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