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닷 SNS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래퍼 마이크로닷이 자신의 SNS를 통해 새 음반 발표를 알리며 활동 속개의 의지를 피력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부모가 20년 전에 벌인 사기 행각이 드러난 2018년 활동을 중단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신이 저지른 죄는 아니지만 그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입으로는 반성하는 듯하면서도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는 강력한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가 맹활약을 펼치던 2018년 11월 그의 부모가 1990년대 충북 제천에 거주할 당시 친인척 및 지인 등 14명에게 약 4억 원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뉴질랜드로 달아났다는 폭로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당시 피해자들이 고소했지만 마이크로닷 일가족이 뉴질랜드로 도피한 뒤라 사건은 ‘피의자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었다.

이렇게 수면 아래 영원히 가라앉을 듯했던 사건은 어이없게도 가족이 버젓이 국내 예능에 출연해 호화롭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본 피해자들이 이에 분기탱천해 다시 법적인 대응을 벌이면서 수면 위로 부상해 마이크로닷을 궁지로 몰고 갔다.

당시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그의 허언증이 드러났고, 그는 “죄송하다. 아들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바꾼 뒤 그럼에도 논란이 중단되지 않자 결국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흐름이 심각한 방향으로 흐르자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지난해 4월 입국한 뒤 곧바로 구속됐고, 6개월 뒤 재판부는 변제 노력이 없었던 점을 들어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각 징역 3년, 1년을 선고했다. 부모는 항소했지만 지난 4월 기각돼 원심이 굳어졌다.

이미 마이크로닷은 2017년 12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형과 함께 뉴질랜드에 19억 원짜리 집을 사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자랑을 한 적이 있다. 그런 부자가 자신의 말대로 아들로서 사건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지난 5월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의 한 피해자의 인터뷰가 말해준다.

피해자는 “마이크로닷, 형 산체스, 엄마 등이 저를 한 번 찾아왔는데 원금도 안 되는 돈을 주겠다고 제안하기에 ‘합의 못 하겠다’고 했더니 돈이 없다더라. 마이크로닷은 ’하늘에서 돈뭉치가 떨어지면 연락드리겠다‘며 돌아섰다”라고 폭로했다.

물론 죄를 지은 자는 부모지, 마이크로닷이 아니다. 민주주의에서 연좌제는 옳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닷이 손가락질을 받는 이유는 분명히 제 입으로 처음에는 부모의 혐의를 부인했다는 것, 그 후 인정하면서 아들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는 점,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변제 능력이 있음에도 피해자가 수긍할 만한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에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비록 지난 2년 동안 공식 활동을 쉬기는 했지만 수입이 어마어마한 것으로 스스로 떠들어댄 바 있다. 뉴질랜드의 부동산만 19억 원이면 국내에 보유한 동산과 부동산 역시 만만치 않을 터.

20여 년 전의 4억 원이란 피해액은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한 피해자의 증언에 의하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요구하는 건 아닌 듯하다. 피해자의 심리상 ‘원금만이라도’면 불행 중 다행이고, 최소한 ‘약간의 이자라도’라면 어느 정도 만족하기 마련이다.

간단히 계산해 뉴질랜드의 저택만 처분해서 피해자들에게 원금에 약간의 이자만 더해 줘도 절반은 남을 것이다. 게다가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젊기에 대중의 분노만 가라앉힌다면 얼마든지 향후 더 큰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열려있다.

마이크로닷은 이번 컴백에 스스로 당위성을 부여하려는지 아니면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려는지 “특히 ‘책임감’이라는 곡을 가장 먼저 들려드리고 싶다. 조심스럽고 고민과 걱정이 많았던 작업 과정이었지만 용기를 냈다. 부디 그간의 제 고민과 생각들을 담은 진심이 잘 다가가기를 소망한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그의 ‘용기’의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 그는 ‘책임감’이 어떤 단어인지 알고는 있을까? 과연 그의 ‘진심’은 무엇일까? 그는 뉴질랜드인이다. 이제 27살이다. 나이가 현명함의 척도는 아니지만 영국의 경험론에 근거할 때 영향이 있기는 하다.

그의 잘잘못을 왈가왈부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스티브 유(자칭 유승준)가 한국에 오려고 발버둥을 치든, 말든 관심을 끄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마이크로닷이 SNS를 통해 자기합리화를 하든, 어불성설로 궤변을 펼치든 그저 허언증이려니 하고 외면하면 그뿐이다. 그는 래퍼고, 그걸 해야 돈을 벌 뿐만 아니라 자기 성취감을 이룩하기 때문에 활동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뻔뻔함을 보인 뉴질랜드 국적 외국인의 주머니를 불려 주는 반애국적 행동은 자제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고, 국민 각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옳을 듯하다.

군 복무에 대한 도덕성 요구가 날로 강해지는 데다 군대 생활이 예전과 달라짐에 따라 외국 국적마저 버리고 군 경력을 쌓는 연예인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마이크로닷은 당당하게, 아니 외국인이니 당연하게 한국군 복무 경력이 없다. 국세청은 열심히 일하는 중소기업만 째려볼 게 아니라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외국인을 향해 눈에 불을 켜야 할 것이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스포츠서울 연예부 기자,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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