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내 입맛에 맞추지 말고 있는 그대로 감싸주세요(1편) [박수룡 칼럼]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l승인2020.09.29l수정2020.09.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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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사랑과 안식의 보금자리여야 할 가정생활을 위협하는 요소는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선의의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작은 도움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 어머니가 대학생 딸과 함께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어머니는 딸이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것, 학교 과제물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 성적이 낮은 것은 물론이고 방도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는 것 등등 딸의 거의 모든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습니다.

그래서 참다못해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딸이 어렸을 때에는 엄마 말을 따르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반발이 심해져서 자꾸 싸우게 된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딸이 집을 나가겠다며 방을 얻어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본인들 두 사람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정말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고 싶어 했습니다.

딸은 자신이 어머니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어머니의 지시대로 따르려고 노력했고 많이 의존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도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밥 먹는 버릇이나 학교 가고 오는 것 같은 모든 것을 어머니의 감시를 받으며 사는 것 같아서 점점 견딜 수 없어진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좀 너그럽게 대해주면 차차 고쳐 나갈 수도 있는데 그럴 틈조차 주지 않으니 갈수록 자신감이 없어진다고 했습니다.

심리검사를 통해서 딸에게 약간의 집중력 장애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모녀에게 성격유형 검사를 실시했는데, 어머니는 대단히 합리적이고 실제적인 성향이 강한 데 비해서 딸은 감성적이고 융통성이 많은 성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도 딸과 비슷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때문인지 부모의 결혼생활에서도 사소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는데 몇 해 전부터 아버지가 지방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부부싸움도 줄어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딸은 부모가 다툴 때 아버지가 안됐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이제 아버지가 집에 없으니 자신이 어머니의 표적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자신도 집을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이 어머니가 자신과 성격이 매우 다른 딸을 키우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과 함께 몇 가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우선 딸에게서 보이는 집중력 장애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딸 자신은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적잖은 불편을 겪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딸이 그런 것들을 드러내지 않고 어머니와 학교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무척 애를 써왔을 거라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또 어머니와 같은 성격 유형은 우리나라 전 인구의 1/4 정도로 흔하지만 딸의 경우는 1/100 정도로 상당히 드문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어머니의 경험에서는 딸의 취향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딸의 그런 성향 자체를 노력에 의해서 바꾼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는 점도 말해주었습니다. (다음2편에서 계속...)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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