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아무 생각없이 산길을 걷거나 밭에서 일을 하다가 부지불식간에 저 세상으로 가거나 손이나 다리가 절단되어 평생을 불구로 살아간다면 심정이 어떨까? 조물주는 땅을 생명을 잉태하라고 만들었지만 인간을 폭탄을 만들어서 땅에 뭍어놨다. 그러다보니 원래는 적군을 저지하고 살상하기 위하여 이용하던 지뢰가 이제는 아군을 넘어서 민간인까지도 살상하기에 이르렀다.

지뢰도 인명살상용과 대전차용 등이 있는데 인명살상을 위한 지뢰 중 발목지뢰는 공포를 최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뢰는 적군을 살상하거나 전차나 탱크 그리고 차량을 파괴하기 위하여 땅 속에 묻어놓는 폭약인데 땅 속의 지뢰는 사람이나 차량 등이 밟거나 지나갈 때 그 압력으로 뇌관이 작동하여 폭발된다. 역사적으로는 중국에서 화약이 발명되었는데 이 화약을 이용하여 지뢰 비슷한 것을 15세기 명나라때 사용이 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이 무기가 개발되어서 세계1차대전 때 인명살상을 위해 널리 사용하였고 세계2차대전 때는 사람뿐만 아니라 대전차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 사진=픽사베이

땅 속에 뭍힌 지뢰는 지뢰탐지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2차대전 후에도 내전이 심했던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서는 지금도 지뢰 때문에 죽거나 발목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피아간을 구분하지 않고 살상하는 비인도적인 지뢰의 참혹성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지뢰를 사용하지 말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도 사용되고 있고 우리나라 휴전선 인근처럼 다수는 전에 매설된 것이다.

피아간의 구분없이 공포로 몰아넣으며 살상을 하고 있는 ‘지뢰(land mine)’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공병들이 적의 진지나 대열 아래에 터널을 뚫는 고대 군사적인 채굴작업에서 ‘지뢰(land mine/ mine)’라는 이름이 파생하였다. 이들 살상을 위한 터널(mines)은 처음에는 위에 있는 적들을 파괴하기 위하여 붕괴시켰는데 나중에는 더 폭 넓게 유린하기 위하여 터널에 폭발 물질을 채우고 폭발시켰다. ‘land mine’의 ‘mine’을 보면 골어의 ‘mēnā(광석, 광산)’가 후기 라틴어 ‘mina’로 유입이 되었다. 이 단어가 고대 프랑스어 ‘mine’으로 변형되고 중세 영어에서 차용하면서 정착이 되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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