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전쟁에서 자기의 목숨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그래서 전투 중에 적의 활, 칼, 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가 바로 방패이다. 갑옷이나 투구가 몸에 닿는 무기로부터 몸을 직접 방어를 한다면 방패는 몸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는 사전의 방어 장치이다.

고대 전투에서 몸을 보호하는 방패는 필수적인 무기였다. 갑옷에 방패라면 최고의 방어가 되겠지만 전체에게 갑옷을 지급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단순한 재료로 저가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방패를 갑옷대신 지급했다. 하지만 금속판을 리벳 등으로 이어 만든 갑옷인 플레이트 아머(Plate armour)가 나오면서 방패의 선호도가 낮아졌다. 그 이유는 방어력 문제도 있지만 상대방의 판금 갑옷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양손 무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반 사병은 방패를 사용했지만 총이 주력 무기가 된 후부터 방패는 사라졌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엔하위키 미러를 보자. 우리나라는 청동기 시대 암각화, 고구려 고분벽화와 신라 기마 토용에서 방패 모습이 나타난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방패는 위 아래가 뾰족하고 상반신을 가릴 정도의 나무방패로 환두대도와 함께 들고 있다. 조선시대는 나무 재질에 철 테두리를 두른 장방패와 원방패를 사용했는데 장방패는 땅에 세워놓고 사용했으며 원방패는 보병이 환도와 같이 들고 사용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가볍고 적의 칼을 막는데 문제가 없는 명나라의 등패를 사용한다.

유럽의 옛날 방패는 주로 나무로 만들고 가죽을 덮거나 쇠테로 보강했다. 방어력을 높이려 금속을 사용했지만 무거워서 다루기 쉽지 않아 버클러 같은 소형 방패를 만들 때만 주로 썼다. 고대 그리스는 큰 청동 방패를 사용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소형화되고 주 재질도 나무로 만들었다. 르네상스 시대나 오스만 투르크에서는 금속의 방패가 있었으나 무게 때문에 다른 방패와 혼용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크기도 5세기경부터 사용되어 온 상체를 모두 가릴 수 있는 round shield 스타일에서 사용자의 팔 움직임이 좋도록 좌우 튀어나오는 부위를 커팅하고 아래쪽으로 길게 늘려서 다리를 보호하게 만든 kite shield로 변화한다. 이 카이트 실드는 노르만 군사의 방패로 무릎이나 다리까지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기사, 기병용과 보병용으로도 각광받았는데 10~12세기경 이 방패는 보편화되었다. 13세기경, 판금 보호구의 약진에 힘입어 방패의 크기가 줄어들고 카이트 실드에서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튀어나왔던 아래쪽 부위도 잘라낸 나무판을 겹치고 가죽으로 보강한 기사의 방패인 heater shield(다리미 모양)가 등장하는데 14세기에 카이트 실드는 사라진다.

몸을 보호하는데 유용한 도구인 ‘방패(shield)’는 어디에서 유래가 된 말일까?

‘shield’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s)keit-/ (s)keid-/ kheit-(방패, 덥다)’가 게르만 조어 ‘skelduz(방패)’로 변화했다. 이 단어가 고대 영어 ‘scield(방패)’로 유입되고 중세 영어 ‘shelde’가 되면서 최종 ‘shield’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