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아무리 뛰어난 전사도 비오듯 쏟아지는 화살이나 수십명의 적에 둘러 쌓여 있을 때 적의 창이나 칼에 상처를 하나도 입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치명적인 상처는 최소로 줄이고 전투력은 높일 수 있도록 입는 것이 갑옷과 투구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보면 “갑옷은 전투에서 사용되는 보호장구”로 적의 화살, 창, 작살, 칼, 총알 등을 빗나가게 하거나 충격을 흡수하는 데 쓰인다. 갑옷의 종류는 첫째는 가죽이나 직물을 이용한 갑옷, 둘째는 철/ 강철 고리를 엮어서 짠 소위 미늘 갑옷인 쇠사슬 갑옷, 셋째는 금속, 나무, 플라스틱과 짐승의 뿔처럼 단단한 물질로 만든 갑옷으로 중세 기사들의 판금 갑옷이 이것이다. 이 갑옷은 큰 강철/ 쇠판을 대갈못으로 헐겁게 연결하고 안에 가죽을 대어서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인간은 언제부터 갑옷을 입었을까? 선사시대 전사들은 짐승 가죽과 투구를, B.C 11세기 중국 전사들은 5~7겹의 코뿔소 가죽 갑옷을, 13세기 몽골 전사들은 소가죽 갑옷을 입었고 우리 조상들도 동물가죽이 주 재료였으나 조선시대에는 종이를 여러겹 겹친 갑옷도 입었다. B.C 5세기 그리스 중장비 보병대는 아마 섬유를 겹친 허리갑옷을 입었고, 인도 북부에서는 아마포를 누빈 외투를 19세기까지 입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쇠사슬 갑옷은 정면에서 찌르는 공격에는 취약했지만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에 따라 갑옷이 움직이고 휘두르는 칼날은 비교적 잘 막을 수 있었다. 로마 제국 전역과 그 인접국들은 대부분 단순한 셔츠 모양의 쇠사슬 갑옷을 입었는데 12~14세기에 서유럽의 주요한 갑옷이었고 인도와 페르시아에서는 19세기까지 셔츠 모양의 쇠사슬 갑옷을 입었다. 철판 갑옷은 고대 그리스인

(청동의 허리 갑옷, 정강이받이, 긴 투구)과 로마인들(4~7개 강철고리의 원통형 허리 갑옷)이 사용했다. 13세기경 자유로운 판금 갑옷이 등장하자 쇠사슬 갑옷은 14세기에는 완전히 사라졌고 판금 갑옷은 처음에는 무릎, 팔꿈치 및 정강이를 보호하는 정도였지만 후에는 여러 철판으로 몸을 완전히 덮는 갑옷이 개발되었다.

판금 갑옷은 16~ 17세기에 소형 화기의 성능이 개량되자 더욱 두껍게 만들었는데 역으로 기동성이 떨어져서 쇠퇴했다. 허리 갑옷과 투구는 17세기에도 계속 사용되었지만 판금 갑옷은 18세기에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갑옷의 일부인 투구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재등장했고 그후 군인들의 필수장비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도 갑옷이 일부 사용되었는데 이제는 금속 대신 유리 섬유나 나일론 섬유 등으로 만든 방탄조끼가 갑옷을 대신하고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몸의 주요 부분을 다치지않게 방어하는 ‘갑옷(armour/ armor)’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armour/ armor(갑옷)’는 어근 ‘arma(무기, 복장)’에서 나온 라틴어 ‘armatura(무기, 장비)’가 1297년 고대 프랑스어 ‘armoire(전투에서 방어용으로 입는 것)’로 유입이 되어서 ‘armour/ armor(갑옷)’로 최종 정착을 했다. 이 단어가 중세 시기에 영어권으로 차용이 되어 최종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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