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물려받은 아들, 기존 상호 계속 사용했다면 상호속용 영업양수인 책임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20.12.15l수정2020.12.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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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상법 제42조 제1항은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해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규정은 둔 취지는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면 채권자가 영업주체의 변경을 알지 못할 우려가 많고, 혹은 채권자가 이를 안다고 하더라도 동일상호가 사용됨으로 인해 대외적으로는 양수인이 채무인수를 포함하여 전영업을 양수한 것과 같은 외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최근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를 물려받아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더라도 기존 회사 상호를 함께 사용해왔다면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D사는 2016년 B사 대표의 아들이 설립한 회사로, 가스버너 등 주방용 조리기구를 생산하다 2019년 폐업한 B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입니다. D사는 B사가 쓰던 홈페이지와 사업자등록번호를 표기하고, 인적·물적 설비도 그대로 사용해 B사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제조하는 등 B사의 명성과 신용에 기반해 영업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전국에서 외식가맹사업을 해온 C사의 한 점포에서 B사가 생산한 부탄가스 로스터가 폭발해 손님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사고 원인이 B사가 생산한 로스터의 내부 안전장치 결함임을 확인하고, D사를 상대로 문제된 제품 약 4,700개를 회수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점포와 화재특약보험을 맺은 A보험사는 피해자들에게 총 3,2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D사를 상대로 구상금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은 A보험사가 D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청구소송에서 "I사는 3,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습니다(2019가단5064866).

재판부는 "사고는 B사가 생산한 로스터의 결함으로 발생했다"고 전제한 후, "B사 대표는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D사는 B사와 그 실질적 운영주체가 동일하고, B사의 주소지와 거래처를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사고 이후 내려진 리콜명령에 D사가 응하는 한편, B사는 2019년 폐업한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춰볼 때 D사는 B사의 영업을 인수해 상호를 속용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상법 규정 취지에 비춰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선 원인관계에 관한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상호속용이라는 사실관계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전제한 후, "D사는 B사의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으로 사고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A보험사는 상법 제682조에 따라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했으므로, D사는 A보험사에 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액 3,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위 판결을 통해 주의해 볼 점은, 첫째 상호속용의 경우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제3자에 대한 영업으로 인한 채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 둘째, 이 사건의 경우를 과연 영업양수라 보아 D사의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두가지 점입니다.

먼저 첫 번째 논점과 관련하여, 상법의 규정에 의해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이 인정되므로, 이를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사안과 같이, B사와 D사가 명시적인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실질을 들여다보아 영업양수라 볼 수 있다면 영업양수인의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의 경우를 과연 영업양수라 볼 수 있는지 인데, 재판부는 “D사는 B사와 그 실질적 운영주체가 동일한 점, B사의 주소지와 거래처를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점, 사고 이후 내려진 리콜명령에 D사가 응한 점, B사는 2019년 폐업한 점” 등을 이유로 D사는 B사의 영업을 인수해 상호를 속용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 판시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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