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은 지금처럼 경제가 여유있지 못했다. 지금은 크리스마스 때 왠만하면 케잌 하나를 먹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그 당시는 케잌은 고사하고 사탕 하나도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맛있는 사탕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교회나 성당이었다. 평소 신앙이 없더라도 이때는 교회에 가면 누구든 사탕을 얻어 먹을 수 있다보니 교회에 갔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12월 25일)을 기념하는 동시에 전 세계적인 공휴일이기도 하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자세히 보자. 로마사를 보면 이 축제는 336년경 로마에서 12월 25일 거행되었지만 동로마 제국에서는 1월 6일을 기념했다. 하지만 동방교회도 4세기에 점차 12월 25일을 예수 탄생일로 기념하기 시작했고 예루살렘도 오랫동안 크리스마스를 반대하다 결국 용인했다. 아르메니아 교회에서는 12월 25일 대신 1월 6일에 예수의 탄생을 기념했다. 동방교회가 12월 25일로 정한후 1월 6일은 예수의 세례를 기념하는 주의공현대축일로 지켰다.

이 축제가 12월 25일로 정해진 근거는 불확실하지만, 초기 기독교도들이 로마 이교의 '정복당하지 않는 태양의 탄생일' 축제와 같은 날에 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고 추축한다. 이 이교 축제는 낮이 길어지고 태양이 높이 떠오르는 동지를 기념한 것이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의 전통 관습들은 이교도의 의식들과 예수 탄생의 기념이 혼합되어 생겨났다. 로마제국에서는 농경신 사투르누스를 기념하는 '사투르날리아'(12/17)에 흥겹게 지내며 서로 선물을 교환했고 설날(1/1)에 자기 집을 푸른 나무와 등불로 장식했으며 자녀들과 가난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었다. 튜튼족이 갈리아, 브리튼 등으로 침입해 들어오면서 게르만족과 켈트족의 크리스마스 축제 의식들이 이러한 관습들에 융합되었다. 음식과 교제, 케이크, 푸른 전나무, 선물과 인사 등이 이 축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되었다. 이 겨울 축일은 언제나 따뜻하고 꺼지지 않는 생명을 상징하는 불과 연관되었고 중세부터는 생존의 상징으로 상록수가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되었다.

그렇다면 예수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Christmas’는 ‘Christ’와 ‘Mass’가 합성된 단어이다. 이 말은 그리스어 ‘Khrīstos (히브리어 Messia, 구세주)’에서 유래된 Crīstes의 소유격 ‘Crīst’와 라틴어 ‘missa(성체/ 성찬 의식)’에서 유래한 ‘mæsse’가 합성된 말이다. 이 단어가 고대 영어로 유입되어서 1038년 ‘Crīstesmæsse’로 처음 기록되고 1131년 ‘Cristes-messe’로 변화되었다. 이 단어가 다시 중세 영어 ‘Cristemasse’가 된 다음 ‘Christmas’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우리가 크리스마스를 ‘Xmass’라 부르는 것은 인쇄물에서 발견되는데 그리스어 ‘Khrīstos(Christ)’에서 첫자음 ‘chri’는 그리스어로 ‘X’발음에 해당한다. 그래서 ‘Christmas’를 줄여서 ‘Xmass’라 칭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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