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단기간에 살 빠지는 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시는 많은 분에게 필자가 여쭙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은 인슐린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폭포처럼 녹아내릴 지방을 기대하는 분에게 다소 맥 빠지는 질문일 것이다. 대부분 췌장의 β세포에서 분비되는 이 호르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당뇨와 가장 관련 있는 호르몬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조차 답을 대지 못한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 문화권에서 워낙 중요하므로 필자는 국민 호르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의학이나 생리를 전공한 것도 아닌 일반인이 굳이 호르몬 따위를 알아 무엇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슐린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뱃살제거의 소망을 품는 것은 유치원 졸업장으로 명문대 입학을 꿈꾸는 것과 같다. 날씬한 복부를 꿈꾼다면 그 부푼 꿈을 훼방 놓은 자는 과연 누구일까. 배가 남산만 한 사람 입장에서는 훼방꾼이겠지만 인슐린 역시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풍요로운 시대에 우리가 즐기듯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은 인슐린이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한 결과다.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와 포도당으로 전환되면 인슐린은 당을 세포 속으로 밀어 넣어 에너지로 쓰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혈액 속의 당 수치가 낮아지므로 인체의 자동 생명 조절장치인 항상성의 유지가 가능해진다. 먹은 양과 관계없이 같게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다. 음식의 양과 질에 따라 인슐린이 해야 할 일은 하늘과 땅처럼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폭식을 한 자의 혈액 속으로는 당이 봇물 터진 듯 밀려 들어오는데, 이때 국민 호르몬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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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혈당을 70~110mg/dl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첫 번째는 혈액 속 포도당, 즉 혈당을 세포 안으로 유입시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게 한다. 두 번째는 잉여 당을 간과 근육속에 저장형 다당류인 글리코겐의 형태로 합성시켜 저장한다. 세 번째는 두 번의 단계를 거친 후에도 남아도는 에너지를 지방세포에서 지방으로 합성하는 역할이다. 인슐린을 흔히 동화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라 칭하기도 한다. 동화작용이란 비교적 간단한 구조를 가진 영양물질로부터 다소 복잡한 분자가 합성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고분자 물질의 분해과정인 이화작용과 반대의 개념으로 필자는 비만을 동화작용과 이화작용의 불균형 결과물로 표현하기도 한다. 과체중으로 고생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세 번째 단계까지 도달하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질이 적당하다면 지방이 합성되는 동화작용까지의 도달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제품들이 이 부분에 주목하여 약 효과를 부풀린다. 남아도는 에너지의 체지방 전환을 막아 비만을 해소한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렇다면 식사 후 우리 몸에 남아도는 고열량의 에너지는 대체 어디로 간다는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빈약한 것은 벌써 무언가 삐걱거림을 의미한다. 속 시원하게 체외배출을 시킨다고 하지만 굶어 살아온 우리의 몸이 소중한 에너지를 버릴 리 만무하다. 우리는 잉여 에너지를 체지방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난 자들이다. 이것이 우리가 체중을 줄이기 어려운 이유다. 경구용으로 팔리는 모든 다이어트 관련 제품들이 들고나오는 효과란 것이 결국은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생리적 작용을 방해한다는 의미다.

당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은 식사 후 높아진 혈당의 조절을 방해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항상성의 유지를 훼방 놓는 위험한 행위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호르몬이다. 우리 몸에 유입된 에너지에 대한 인슐린의 역할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며, 내 몸의 호르몬과 협업을 해야 한다. 인슐린의 생성은 불수의적이지만 음식을 조절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 즉 수의적으로 얼마든 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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