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시대 대처법 [김주혁 칼럼]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l승인2021.01.06l수정2021.01.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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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감소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82만 9023명으로 전년 대비 2만 838명 줄어들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27만 5815명으로 전년보다 10.7% 줄어들어 사망자 수(30만 7764명)보다 적어진 탓이다. 그동안 정부가 각종 저출산 대책을 추진했으나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정부는 인구 자연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1월 말 재가동하기로 했으나 가시적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출생 사망 추이(행정안전부, 2021)

그렇다면 우리는 인구 감소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까. 인구 감소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이라면 몰라도, 지속적이고도 급속한 인구 감소는 결국 국가 소멸로 이어지기 때문에 명확하고도 심각한 문제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량처럼 위험하다. 그렇다고 애국심 때문에 아이를 낳을 사람도 드물고, 출산을 강요할 수도 없다. 아이를 키우기가 어렵고 행복하지 않다면 낳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결국은 아이를 낳아 기르기가 수월하고, 아이와 가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샘솟게 해야 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기가 수월하게 하려면 가정과 직장과 사회가 모두 총체적으로 신속하게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아이돌봄 서비스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지원되고, 양육 및 교육비와 주거비 등이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 등 수월한 육아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가사와 육아의 역할을 부부가 철저하게 분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일이 늘어나는데 한쪽에만, 주로 여성에게만 부담이 가중된다면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가정 내 양성평등이 절실한 이유다. 변화의 과도기이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사와 육아의 책임은 주로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아직도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인식 변화가 더디고, 행동 변화는 더더욱 느려터진다면 행복한 출산은 요원하다.

▲ 2020 ‘대한민국의 아빠’ 육아생활 사진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인 황대연 씨의 ‘쌍둥이 육아: 2배의 힘듦, 32배의 행복’(여성가족부) /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가족 왜 있어야 하는가’(유은걸 지음, 지식과 감성 펴냄)

직장에서도 임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릴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확 바꿔야 한다. 우선 결혼 출산 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꿈도 꿀 수 없게 하고,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 법으로 보장된 조치를 확실히 이행하는 등 가족친화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시차출퇴근 등 탄력적 근무제를 적극 도입할 필요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이행되도록 잘 살피고 위반 시 철저히 처벌해서 법이 준수되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출산으로 인한 업무 공백 등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기 쉽다. 하지만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육아휴직이 10% 늘어나면 기업 이윤이 3.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 2017)처럼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업무성과를 높이는 길이다. 출산이 불이익이나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현실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은 소비자가 감소해 기업도 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가족친화적 기업 운영이 궁극적으로 기업을 살리는 길이라는 얘기다.

범사회적으로도 양성평등과 일 생활 균형, 가족의 소중함이나 행복한 가정 만들기 등을 교육이나 독서 등을 통해 일깨울 필요가 있다.

아이를 키우기가 수월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아이가 커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란 믿음을 주는 것도 출산 증가에 도움이 된다. 그러려면 우리사회도 무한경쟁과 빈부격차로 요약되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에서 일정 부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 사라진다면 부자인들 사는 재미가 있겠는가. 북유럽 국가들도 그런 케이스다.

우리는 육아 지원 등 복지제도를 얘기할 때면 대개 스웨덴 등 북유럽 사례를 들먹인다. 그러면서도 사회 복지를 강화하려면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는 쏙 빼놓는다.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담세율 통계에 따르면 34개 조사대상국 중 스웨덴은 44%로 2위인 반면, 한국은 26.9%로 30위다. 증세를 통한 재정 확보 없이 빚으로만 복지 지출을 늘릴 수는 없다. 세입 및 세출의 투명성 제고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의 인식과 행동, 그리고 우리사회의 문화와 시스템이 하루 빨리 가족친화적으로 바뀌어서 인구 감소가 멈추고 아이 웃음소리가 넘치는 세상이 다시 오면 좋겠다.

▲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전 서울신문 선임기자, 국장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myhappyhom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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