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이 콧물로 배출되는 길인 코눈물관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는 눈물이 눈으로만 배출되면서 눈물흘림증이 생기게 된다. (좌)막히거나 좁아져서 눈물흘림증이 생긴 코눈물관 (우) 눈물주머니-코안 연결술로 눈물흘림증 치료(사진 제공 : 잠실삼성안과)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1월 소한부터 대한까지는 1년 중 제일 춥다는 한파 기간이다. 얼굴을 때리는 찬바람에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이미지에도 나쁘다. 마스크 위로 올라오는 차가운 습기도 벅찬데, 눈물까지 같이 흐르면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춥고 건조한 겨울철 매서운 바람에 자극성 눈물이 더 많이 생기지만, 눈물 흘림 증상의 원인이 눈물길 배출로가 좁아져서 생기는 눈물흘림증이라면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눈물흘림증은 40~50대 이후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코 눈물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눈물이 코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꺼풀 밖으로 계속 넘쳐나는 증상이다. 눈물이 흐르다 보면 콧물도 나오는 이유는 눈물이 코눈물관이라는 가느다란 관을 통해 코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코눈물관이 막혀 눈물이 눈으로만 계속 흐르는 눈물흘림증이 심해지면, 눈 주위 피부가 빨갛게 짓무르고 눈물주머니 염증으로 시력저하도 생기게 된다.

눈물주머니 급성 염증은 세균 종류에 따라 자칫 눈 뒤쪽까지 세균이 도달하면 시력이 위험해 질수도 있다. 초기 눈물흘림 증상을 방치하면, 항염증, 면역작용 등 눈물의 눈 보호 기능이 상실되고 세균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눈물흘림증은 좁아지거나 막힌 코눈물관을 넓혀주는 치료로 개선된다. 코눈물관이 부분적으로 좁아졌을 때는 얇은 실리콘튜브를 삽입해 좁아진 눈물길을 넓혀준다. 경과를 관찰해 수술 3~6개월 후 외래진료로 튜브를 제거해 주면 된다. 코눈물관이 완전히 막힌 경우는 내시경을 이용한 눈물주머니-코안 연결술로 눈물길배출로를 새로 만들어서 치료한다. 눈물흘림증 수술을 수천 건 이상 집도한 김병진 원장은 눈물흘림증 수술을 받은 환자 중 80% 이상이 증상 개선을 체험했다는 결과를 2019년 안과의사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바 있다.

눈물흘림 증상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안구건조증을 들 수 있다. 눈물 성분의 불균형 때문에 눈물이 빨리 마르는 증발 과다형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물층이 일정 두께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눈물을 더 자주 분비해야 하므로 오히려 눈물이 더 많이 나오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눈앞이 뿌옇고, 이물감, 따가운 통증으로 불편한 안구건조증은 시력저하를 불러오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노화의 영향을 받는 질환이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최근 청장년층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등도 이상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33.2%로, 10명 중 3명 이상 안구건조증 상태인 셈이다.

눈물의 ‘질’을 좌우하는 눈물층은 크게 3가지인데, 가장 안쪽 점액층은 눈물을 각막이나 결막에 부착시켜 주고, 눈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 수성층의 물과 다양한 단백질은 눈을 균으로부터 보호해 주며, 공기에 노출되는 얇은 지방층은 눈물 증발을 막아준다. 즉 점액이 부족하면 눈물층이 불안정해지고, 지방층이 부족해도 증발량이 늘어나 안구건조증이 생기므로 눈물 막의 성분 균형이 눈물의 양만큼 중요한 것이다.

마이봄샘염 등 염증이 동반될 때 안구건조증상이 더욱 악화되므로, 눈에 건조함과 이물감이 느껴질 때는 방치하지 말고 가까운 안과를 찾아 원인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건조함이 느껴지기 시작한 초기일 때에는 물을 하루 2리터 정도 충분히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조절하며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지지만, 염증이 동반된 중증도 이상의 안구건조증상은 국소적 레이저 치료인 IPL 치료로 상당부분 증상이 개선된다.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날씨에 눈물이 평소보다 많이 흐른다면, 안구건조로 인한 자극성 눈물인지, 눈물길 배출로가 좁아져 생긴 눈물흘림증인지 원인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안구건조와 눈물흘림증을 단순히 노화현상으로 여겨 불편을 참으면 증상은 악화되기 마련이다. 치료 후에는 시력 보호는 물론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눈물길 치료 경험이 많은 안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과 치료를 제대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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