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나무의 잎은 나무가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구조물이다. 사계절 푸르른 잎으로 붙어있는 상록수의 잎도 있지만 상당수는 봄에 싹으로 태어나서 가을에 낙엽으로 생을 마감한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서는 잎을 “관다발식물의 줄기에서 뻗어나온 편평한 녹색의 조직”이라 정의하고 있다.

잎은 광합성작용을 통해서 식물에 필요한 양분을 만드는데, 지구상의 동물들은 이 양분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잎은 우리가 보는 보통의 잎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다른 형태로 변형된 잎들이 있는데 바로 매자나무의 가시, 아스파라거스 줄기의 비늘 그리고 백합의 비늘줄기 등이다.

잎은 일반적으로 넓은 잎몸이 잎자루로 줄기에 붙어 있지만 크기나 모양, 잎가장자리의 모양, 잎맥의 형태 등 여러 가지 점에서 매우 다양하다. 잎맥은 몸을 지탱하고 물질을 잎조직의 여러곳으로 옮기는 통로로 잎자루에서 잎사귀 전체에 방사상으로 퍼져 있다. 잎은 보통 1장의 잎몸으로 이루어진 홑잎이거나 여러 장의 잔잎으로 이루어진 겹잎이며, 퇴화되어 가시나 비늘이 되기도 한다.

잎의 주기능은 태양을 이용한 광합성 작용으로 양분을 만들어 그 나무나 식물을 생존하게 하는 것이다. 식물이 녹색을 띠게 하는 엽록소는 빛 에너지를 흡수한다. 엽룩소의 조직인 엽록체는 햇빛을 흡수하는데 흡수된 빛 에너지는 다른 효소들과 작용하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분해된 산소는 잎 표면의 기공으로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동식물의 호흡과 연소로 소모된 대기 중의 산소를 보충한다. 분해된 수소는 광합성의 효소작용을 거쳐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당을 만드는데 이 당은 동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물질이 된다.

잎의 생존기간은 침엽수나 상록활엽수처럼 2, 3년인 경우도 있지만 낙엽수의 경우 새싹이 잎으로 발달하여 가을에 생을 마감한다. 상록수의 경우 잎이 몇 년을 생존하면 잎자루의 밑부분에 떨켜가 만들어져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떨어진다.

낙엽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보면 가을을 지나서 기온이 떨어지면 뿌리의 물 흡수력이 약해지고 물을 원활이 공급받지 못하면서 나무의 높은 곳에서부터 떨켜가 생긴 잎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전처럼 물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녹색으로 뒤덮혀있던 잎은 숨겨져 있던 천연의 색을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화려한 단풍으로 변신을 시작한다. 화려한 색을 뽐내는 것도 지겨우면 바짝 마르면서 낙엽으로 생을 마감한다.

나무의 생존을 위한 양식을 만들어 내면서 나무를 보다 풍성하고 건강하게 보이게 만드는 ‘잎(leaf)’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잎(leaf)’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leup-(껍질을 벗다, 끊다)’가 게르만 조어 ‘laubą’가 되었다. 이 단어가 고대 영어로 유입이 되어서 ‘lēaf’로 변형되고 다시 중세 영어 ‘leef’로 되었다가 최종 ‘leaf’로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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