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안경을 쓴 뚱뚱한 어린이가 있다. 어린 나이부터 눈앞의 유리 벽을 통해 평생 세상을 봐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또래들과 축구를 하던 중 공이 날라 오면 얼른 안경을 벗는다. 헤딩하기 위해서지만 초점이 안 맞으니 이마에 정확히 공을 맞힐 수가 없다.

첫 안경을 쓰던 날, 선명해진 세상을 신기해 했겠지만, 얼굴에 씌워진 평생의 굴레와 다름없다. 황소의 코뚜레처럼 말이다. 동네 안경원에서는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안 되는 시력의 특성상 더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생 안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진실일까? 시력 판에서 점점 큰 글씨나 읽게 될 운명임이 확실한가?

인체 신비로움의 절정인 항상성이 유독 인간의 눈에서만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를 안경사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본래의 얼굴 모습을 보고 싶어 안경을 벗겨 보니 실처럼 가는 눈이 볕 못 쬔 잔디 같다. 안경 쓴 뚱뚱한 어린이들은 더는 우리에게 낯선 모습이 아니다. 눈이 좋지 않은 것과 비만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비만 아동과 시력저하의 상관성을 찾아보자. 집안에서 컴퓨터나 스마트 폰 따위를 만지며 대다수의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의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운동 부족은 비만의 대표적 원인이 된다. 이들의 눈 또한 대부분 좁은 화면에 집중되다 보니 깜빡이는 횟수조차 많지 않다.

모니터나 TV에 집중하면 1분을 넘기도록 눈을 깜빡이지 않으니 그로 인해 안구가 건조해지면 시력이 많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움직이지 않으니 나빠지는 거다. 눈을 세게 감았다가 뜨거나 시계방향(또는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눈 체조를 통해 시력은 향상될 수 있다. 눈에 힘을 주어 좌, 우를 힘있게 째려본다던지(단,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주의할 것), 위를 치켜보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책을 읽더라도 한 자 한 자 눈을 움직여가며 본다든지 수시로 먼 곳의 물체를 바라보는 훈련을 생활화하면 반드시 눈은 좋아질 수 있다. 우리의 어린이들은 별을 보기도 힘들고 빌딩에 가로막혀 시야도 제한적이다. 멀리 볼 일이 없는 우리들에 비하여 탁 트인 몽골초원을 달리는 몽골인들의 시력은 2.0 내지는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몽골에 가서 말을 타고 매를 날리는 생활을 할 수는 없지만 눈 또한 결국은 근육이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라도 간단한 눈 운동을 통하여 홍채나 모양채, 안구 이동근 등의 근육을 단련시키면 시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비만은 운동 부족과 동시에 눈의 운동량을 줄여 시력을 저하하는 나쁜 요인이 된다. 필자가 어린이 비만을 꼭 퇴치되어야 할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아이들의 체격은 어른만큼 커지는데 체력은 영유아 수준이다. 이 말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체력을 측정하는 기존의 방식이 보통 체형의 어린이들에게 적합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달리기나 턱걸이 종목에서는 비만아들이 불리하지만 던지기나 허리를 쓰는 운동에서는 마른 체형에 비하여 유리하다는 것이다. 헛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체격이 크다고 투포환이나 스모에 적합하거나 야구공을 150km로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섬세함과 유연한 운동신경에 적절한 체중이 상승효과를 낸 탓이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것은 장점이 아닐뿐더러 그 자체가 우리의 장기나 근골격계, 또는 관절에 무리를 주는 원인이 된다. 비만은 어떠한 운동에서도 결코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집에서는 어린이들의 신체에 적합한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그들이 적절한 바깥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준 가공음식을 어린이들에게 줄 일이 아니다. 이의 저작과 혀의 혼합을 통하여 씹어 삼킬 수 있는 자연식을 간식으로 주고 운동장으로 내보내야 한다. 인간은 고될 정도로 몸을 쓰게끔 설계되어 있다.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 것이다. 지금 당장 아이의 안경을 벗겨 밖으로 내보내자.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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