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정말로 우리나라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주민등록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등록 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38명(0.04%) 줄었다.

인구학자들에 따르면 대규모 재해나 전쟁 없이 인구가 이토록 급격하게 줄어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단순히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우리나라 인구감소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결혼을 꺼려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인구감소의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인데,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가임기간(15~49세) 여성의 인구대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의 비율인 합계출산율이 2002년 이후 꾸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이면 초저출산현상을 의미하는데 2002년이 변곡점이다. 2001년 출생아 숫자가 55만9900명(합계출산율 1.309명)에서 2002년 49만6900명을 떨어지면서 합계출산율 (1.178명)도 1.3아래로 내려갔다.

2002년 이후 합계출산율은 단 한번도 1.3명을 회복하지 못했고 2019년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918명까지 낮아졌다. 아직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명대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야말로 격세지감의 양상이다. 교과서에 ‘맬더스의 인구론’까지 실어가며 인구폭발을 걱정하고 ‘아들 딸 구별 말고 둘 만 낳아 잘 기르자’는 계몽적인 표어가 난무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인구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한 반에 학생수가 60~70명에 달하는 ‘콩나물 교실’은 치열한 대학진학 경쟁률로 이어졌지만 인구감소 시대에는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초저출산 현상이 시작된 2002년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올해부터 지방대에서 정원 미달사태에 돌입했다.

인구감소는 위기의 조짐이라고들 말한다.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서면 위기는 살아지는 것일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생산은 산술급수 증가에 그쳐 파국을 가져올 것이라는 영국의 경제학자 맬더스(1766~1834년) 전망을 맹신한 탓일까, 인구걱정이 태산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예전에는 아기를 낳지 않으면 집안에서 걱정을 하며 출산재촉을 했는데, 초저출산 시대에는 지자체와 정부에서 그 역할을 대신 떠맡아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기를 낳으면 돈을 주겠다고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을 정도다.

돈을 주면 아기를 쑥쑥 낳기를 바라는 인식이나 정책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던 장관의 발언만큼이나 현실성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농업의 시대에는 자식이 없으면 힘들었겠지만 요즘은 감당 못할 자식을 많이 두는 게 걱정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인구폭발을 걱정하던 시대에 그 해결책으로 외려 아기를 많이 낳자는 대안이 우수개 소리로 회자된 적이 있다. 많은 아기 중에 인구문제를 깔끔이 해결할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인구감소에는 어떤 뾰족한 대책이 나올 수 있을까.

돈 주는 거 말고, 말로만 말고 진짜로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 의식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여러 가지로 불안하면 누가 아기를 낳으려고 할까 해서 떠오른 생각이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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