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무비&철학] 조희팔의 폰지 사기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영화 '마스터’(조의석 감독, 2016)는 그것을 모티프로 제작했다. 원네트워크 회장 진현필(이병헌)은 정치인과 공무원 등과의 인맥, 그리고 뛰어난 언변과 임기응변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그는 휘하의 전산개발실장 박장군(김우빈)과 함께 신성신용금고를 인수하는 척하며 수천억 원 단위의 사기를 수조 원 단위로 키운다.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비밀리에 경찰청장 직속으로 팀을 꾸려 반 년간 현필을 추적해 왔다.그의 목표는 현필에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 용어로 ‘기계를 타고 내려온 신’이라는 임팩트가 강한 연출 형식을 가리킨다. SF 영화 ‘엑스 마키나'(알렉스 가랜드 감독, 2015)는 국내 개봉 때 혹평 속에 흥행에 실패한 뒤 일부 온라인 시장에서 로봇 에로 영화 정도로 포장되고 있으니 참으로 이런 코미디가 없겠다.AI(인공 지능)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를 소재 혹은 주제로 하는 영화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한데 ‘엑스 마키나’는 그런 영화들 중 단연 선두에 둬야 할 것이다. 오시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신혼부부가 결혼식을 마치고 함께 가는 여행. 신혼여행이다. 지난 7일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이승기와 이다인 부부가 11일 싱가포르 거리를 편한 복장으로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한국인 관광객인 그 목격자는 두 사람이 사진 촬영을 거절했다는 내용을 적었다. 두 사람은 쇼핑을 즐기는 듯했다. 이승기가 쇼핑백을 들고 이다인의 뒤를 따라다녔던 것. 이에 사람들은 싱가포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했으나 이승기의 소속사 휴먼메이드는 "업무 차 일정이 있어 출국한 것이지 허니문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이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홍지영 감독)는 민생이 만만치 않은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고, 인정의 용틀임을 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2015년 57살의 외과 의사 수현(김윤석)은 캄보디아에서 한 소녀의 구순구개열을 치료해 준 대가로 눈먼 할아버지로부터 신비한 알약 10개를 받는다. 긴가민가하며 한 알을 먹는 순간 그는 30년 전의 부산진역으로 이동해 27살의 자신(변요한)을 만난다.20분 만에 현재로 되돌아온 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7일 열린 가수 겸 배우 이승기(36)와 배우 이다인(이라윤, 31)의 결혼식이 연일 화제이다.이다인이 결혼식 당일 입은 3종 드레스 등의 대여료, 머리에 쓴 호화스러운 왕관, 30만 원대의 식사와 10만 원은 할 듯한 답례품, 이승기 장모 견미리의 축의금 전액 장애인 돕기 기부 등의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뉴스들이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그중 가장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흡사 시상식장을 방불케 할 만큼 유명 연예인들이 총출동했다는 점. 그리고 더욱 놀라운 점은 이승기의 스승을 자처했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예수는 사마리아인에게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라고 말했다. 그건 프랑스 철학자 블라디미르 얀켈레비치가 “자연적인 사물을 초자연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정의한 신념으로 이어진다.영화 ‘커튼콜’(류훈 감독, 2016)은 신념에 관한 영화이다. 연극을 현실로 바라보는 극단 대표와 초현실로 섬기는 감독과 배우의 이야기이다. 민기(장현성)는 대학 때 ‘햄릿’에 심취해 연극에 남다른 꿈을 키웠지만 지금은 프로듀서 철구(박철민)와 함께 콤비를 이뤄 삼류 에로 연극을 연출하며 연명하고 있다.‘여선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많은 돈을 들인 만큼 벌어들이겠다는 재난 블록버스터에 깔린 계산은 인간 본연에 내재된 삼라만상에 대한 공포심과 절체절명 앞에 무기력한 상황에서의 신의 가호 혹은 불세출의 영웅의 초인적 활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가능하다. 영화 ‘판도라’(박정우 감독)는 그런 할리우드식 계산법의 연장선상에 있다.기승전결은 매뉴얼을 따르고 솔루션과 그에 따른 교훈과 메시지도 당연히 틀에 박혀 있다. 유치한 코미디도 재기 발랄한 유머도 없지만 뭔가 다르다. 원전 폭발 사고라는 소재를 뻔히 알면서도 볼수록 빠져 든다. 엄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2016)는 유괴가 소재이지만 부제 ‘사라진 여자’에서 보듯 여자, 그리고 엄마가 주인공이다. 드라마 홍보 대행사 실장 지선(엄지원)은 소아과 의사인 남편과 헤어진 뒤 고집스럽게 13개월 된 딸 다은을 키우며 양육권 소송 중이다.커리어 우먼과 엄마는 절대 동시 진행형을 허락하지 않는, 각기 힘든 ‘직업’. 어렵사리 아이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를 구한 지선은 한시름 놓고 새로 시작된 드라마 홍보에 열중할 수 있게 된다. 어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테마토크] 이태원 참사로 인해 당분간 핼러윈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남을 듯하다. 영화 ‘페이 더 고스트’(울리 에델 감독. 2016)는 왠지 어둡고 차고 습한 뉘앙스를 풍기는 켈트족의 슬픈 역사를 농축한 핼러윈은 경험하게 만들 것이다.로마 제국 이전 유럽의 패권자는 독일과 프랑스 일대에 살던 인도유럽어족의 한 갈래인 켈트족이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을 새해 첫날로 설정한 이들은 10월 31일 망자들의 영혼이 내세로 떠나기 전 인간 세계에 들린다고 믿었다.이날 이들은 유령들이 해코지할 것을 방지하기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 2016'은 한국 영화 중 가장 아름답고 비극적인 동화이다. 늦은 오후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를 등진 한 소녀의 앞으로 긴 그림자가 드리우고, 그 안으로 소년의 공이 굴러들어온다. 그렇게 수린(신은수)과 성민(이효제)은 서로의 존재를 인생 속에 담게 된다.수린은 2년 전 어머니의 재혼으로 지금의 계부 오도균(김희원)을 만나 1년을 살다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후 최근 계부와 함께 외딴섬 화노도로 이사 온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도균은 터널 발파 공사 현장 책임자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스콧 데릭슨 감독, 2016)는 대놓고 뻔뻔하게 ‘매트릭스’의 철학과 ‘인셉션’의 비주얼을 발판 삼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진부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슈퍼히어로들을 총출동시킨 ‘어벤져스’ 시리즈보다 더 화려한 액션에 한층 심오해진 멀티버스(여러 개의 타임 라인과 스토리 라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다차원의 평행 우주)의 초자연적 다차원 세계와 시공간을 보여 주며 도대체 마블의 상상력과 그의 형상화의 기술력의 끝은 어디일지 경악하게 만들 따름이다.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의 강점 중의 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독립 영화의 매력은 대다수의 상업 영화가 가진 재미와 스케일 그리고 거창한 화려함을 기대할 수 없는 대신 놀랍도록 신선하다는 데 있다. ‘써니’와 ‘수상한 그녀’를 통해 스타덤에 올라선 독립 영화적 이미지의 스타 심은경을 내세운 ‘걷기왕’(백승화 감독, 2016)은 순수 제작비 5억 원을 들여 한 달여 만에 촬영한 독립 영화이다.경보라는 비인기 스포츠를 소재로 했다는 것,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실사에 그림을 덧입히는 것) 등 애니메이션과 일부 캐릭터의 내레이션으로 유머를 더한 점 등은 꽤 쏠쏠한 재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20년 말 환갑을 며칠 앞두고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김기덕 감독이 이전에 주로 인간 내면의 욕망과 갈등, 그리고 겉과 속이 다른 2차원의 세계를 그렸다면 ‘그물’(2016)에서는 당당하게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3차원적 질문을 던진다.37살의 북측 어부 철우(류승범)는 남북의 경계선에서 생선을 잡아 생계를 잇는 가장이다. 아름다운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그는 이른 아침 밥상을 차린 아내가 사랑스러워 충동적으로 부부 관계를 맺을 만큼 하루하루가 행복한 남자이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자정이 넘은 시각에 오토바이로 자동차 전용 도로를 운행해 경찰에 적발된 가수 정동원(16)이 사고 일주일 만에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의 제작 주체는 이른바 '황영웅 논란'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서혜진 PD와 크레아스튜디오이다.서 PD가 새롭게 기획한 '지구탐구생활'은 세계 곳곳의 평범한 이웃들의 삶 속에 뛰어드는 글로벌 생존 버라이어티 예능이라고 한다. 크레아스튜디오 측은 "정동원이 출연 논의 중이다. 방송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한때 충무로의 대표 흥행사였던 강우석의-현 시점까지-마지막 연출작이다. 그의 강점이자 핸디캡인 '고색창연'한 색깔이 두드러진다. 고산자(호)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라는, 당시로선 엄청난 지도로 한반도를 제대로 그려 낸 위대한 지리학자이다.‘고산자’는 정확한 생몰년은 물론 주거지 등 자세한 생애가 전혀 기록되지 않은 김정호의 지리학자로서의 값어치에 포커스를 맞추고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상을 통해 순수한 장인 정신과 휴머니즘 그리고 절절한 부성애를 그리려 애쓴다.영화는 지도 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가수 황영웅이 새 소속사를 통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특히 그는 "나도 학창 시절에 맞기도 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했다."라고 호소했다.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가정이 가난하다고 포장했다는 의혹, 불성실한 군 복무로 일병 제대했다는 비난, 전 연인을 심하게 폭행했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안 했다. 이게 해명인가, 변명인가?3월 31일 황영웅의 새 소속사 더 우리엔터테인먼트 측은 언론에 장문의 소명 자료를 돌렸다. 결론적으로 '공장 근무 거짓 의혹은 방송이라 여러 군데에서 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럭키’(이계벽 감독, 2016)는 그동안 깡패 등 주로 악역을 맡아 온 조연 유해진이 첫 주연으로 나선 점이 주목받은 작품이다. 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낙비 내리는 한밤. 승용차 안에선 함중아와 양키스의 오리지널을 허윤정이 리메이크한 ‘그 사나이’를 향리가 또 다시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록 버전이 울려 퍼진다.차 안의 주인공은 성공률 100%의 ‘눈빛만 봐도 죽는다.’라는 킬러 형욱(유해진)이다. 신속, 정확하게 타깃을 처리한 그가 운전석에 앉자 라디오에선 ‘57분 교통 정보’가 흘러
[유진모의 무비&철학]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키워드는 '학폭'일 것이다. 학창 시절 동급생, 혹은 하급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등 괴롭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가 '학폭'의 폐해에 대해 가슴 서늘하게 경종을 울린 바 있지만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연출자 안길호 PD가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은 더욱 이 사회의 아이러니를 웅변한다.이런 가운데 방송계가 출연자의 학교 폭력 여부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1일 채널A는 기자 간담회에서 '하트시그널4', '강철부대3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팀 버튼은 전혀 할리우드답지 않은 감독이다. 그는 샘 레이미보다 더 강한 공포를 조성하는가 하면, 의외로 유머러스하고, 피터 잭슨보다 더 동화 같은 세상과 캐릭터를 창조하는 기괴함의 대표적 작가이다.또한 유년 시절 경험한 질병과 광기, 죽음의 형상들을 왜곡된 형태와 격렬한 색채에 담아 표현하는 뭉크보다 더 강렬한 표현주의를 추구하는가 하면 피카소보다 더 입체적인 공간과 주인공을 창조해 내는 마술사이다.그런 그가 베스트셀러 소설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매그니피센트 7’(안톤 후쿠아 감독, 2016)은 한국엔 ‘황야의 7인’이란 제목으로 알려진 동명의 고전 웨스턴 무비를 리메이크했다. ‘황야의 7인’ 역시 일본의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7인의 사무라이’를 서부로 옮긴 것이다.‘7인의 사무라이’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은 1954년에 할 수 있었던 모든 촬영 기법을 동원했으며, 거의 최초로 멀티 캐스팅을 했다는 데 있다. 더불어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1976)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