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6년 세상을 떠난 홍기선 감독은 1980년대 서울대학교 영화제작 서클 ‘얄라셩’, 영화 운동 집단 ‘서울영상집단’, 영화제작소 ‘장산곶매’ 등의 창립과 조직을 주도한 한국 영화 운동 1세대다. 국내 최초로 방위산업 비리를 폭로한 ‘1급기밀’은 그의 유작이다.평범한 아내와 초등학생 딸 시원과 사는 박대익 중령(김상경)은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전출 명령을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이제 거친 야전생활을 끝내고 편안하게 내근을 하는 가운데 시원을 큰 학교에 보내고 각종 혜택도 누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중국 영화계에서 배우 겸 감독 겸 제작자 저우싱즈(주성치, 56)를 빼곤 도저히 얘기가 안 된다. 21세기에 주연 감독 제작 각본 등 4역을 해낸 ‘소림축구’ ‘쿵푸허슬’ ‘CJ7-장강 7호’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그이지만 흔히 ‘서유쌍기’(리우천웨이-유진위-감독)로 불리는 연작 ‘서유기: 월광보합’과 ‘서유기2: 선리기연’을 빼곤 얘기가 안 될 그다.‘서유기’는 지금도 중국 영화의 소재에서 뺄 수 없는 고전이다. 최근 ‘서유기: 월광보합 리턴즈’ ‘몽키 킹2: 서유기 여정의 시작’ 등 다양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이 드디어 ‘신과 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을 제치고 흥행 1위에 올랐다. ‘1987’이 1주 늦게 개봉됐으므로 자연스러운 바통터치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한 뒤 “1000만 관객 이상 가능하다"라고 예상한 뒤의 역전이라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다.두 영화는 아주 다른 극점에 서있다. ‘신과 함께’는 판타지무협액션이고, ‘1987’은 진실을 좇는 드라마다. 그런데 두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관객들은 한결같이 ‘감동’이라고 입을 모
[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문익환 가옥] 북한산 인수봉 가는 길, 강북구 수유리의 한 주택가. 산자락을 배경으로, 통일의 집으로 더 잘 알려진 문익환 가옥이 있다. 문 목사의 반려자이자 남편과 함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일해온 통일 할머니 박용길 장로가 문 목사 별세 후, 누구나 통일을 논의할 때 쓸 수 있는 공간이란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곳이 지어진 때는 1960년대. 30년이 넘어 수리가 불가피해진 집 소문을 들은 건설 노동자들이 1997년, 모금을 하고 직접 손봐 튼튼하게 재단장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킥 애스: 영웅의 탄생’(매튜 본 감독, 2010)에 대한 다수의 선입견은 유치한 청소년용 혹은 저예산의 슈퍼히어로물이었지만 관람한 관객 대다수는 두 가지에 크게 놀라 손뼉을 치며 속편이 제작되는 데 힘을 실어줬다.첫째는 ‘왓치맨’ ‘다크 나이트’ 등을 잇는 슈퍼히어로의 어두운 면이 더욱 현실적으로 피부에 깊게 와닿는 철학과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이고, 둘째는 마치 ‘킬 빌’의 새로운 버전 같은 느낌을 주는 주인공 힛걸의 활약과 그 역을 맡은 13살 소녀 클로이 모레츠의 뛰어난 연기력과 엄청난 매력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행동주의 철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저서 ‘육식의 종말’을 통해 거대 축산업이 야기한 환경파괴 및 육식을 즐기는 인류의 현대병 등을 통해 한마디로 ‘소고기 좀 그만 먹어’라고 경고한다. 영화 ‘다운사이징’(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전혀 다른 주제와 소재를 다루지만 결국 키워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류의 위기다.인구의 증가와 과학의 발달로 지구촌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이에 노르웨이의 요르겐 박사는 사람의 크기를 2744분의 1로 축소시키는 기술을 성공시켜 스스로 다운사이징을 한 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고 장자연 사건을 검찰이 재조사할 것을 고려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최근 낸시랭과 왕진진(본명 정준주)이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엶에 따라 재조명되고 있다. 냉정히 얘기하자면 대중의 관심은 장자연 사건의 진실보다는 왕진진의 정체와 낸시랭의 행보에 더 쏠린 듯하다.엄밀히 말하자면 낸시랭은 연예인이 아니다. 팝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지만 프로필은 화장품 브랜드 랭샵 대표로 돼있다. 주목할 만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고 이에 힘입어 TV에 자주 출연함으로써 ‘연예인급’이 됐다. 그녀는 왕진진과의 결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2016년 국내 최초의 좀비 영화 ‘부산행’이 흥행에 크게 성공함으로 인해 여전히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은 진행 중이라는 게 입증됐다. 이를 계기로 이전 좀비 영화들이 종종 거론되는데 거기서 빠질 수 없는 게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모티프를 얻은 ‘좀비랜드’(루벤 플레셔 감독, 2009)다.좀비 바이러스의 창궐로 생존자가 거의 사라진 미국. 평소 외출도 안 하고, 친구도 없이 컴퓨터 게임에 파묻혀 살던 은둔형 청년이 한 명 있다. 그런 나약한 그가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영화 ‘1987’의 장준환 감독은 ‘못됐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는 관람 후기를 줄지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왜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가? 왜 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가?사실 장 감독은 참으로 영악하다. ‘지구를 지켜라’에서 관객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못된 짓’을 하더니 이번엔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아주 정교한 구성을 통해 ‘편향된 이데올로기의 찬양’이라고 또 다른 편향된 성향 측으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2009년 포미닛의 멤버로 데뷔해 지난해 팀 해체 후 정우성 이정재의 아티스트컴퍼니와 전속계약을 맺고 배우로서의 새 출발을 알린 남지현이 손지현으로 개명했다. 지아와 민이 전속계약 만료로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남에 따라 미쓰에이는 자연스러운 해체를 맞았다.수지는 CF 모델과 배우로서 정상을 내달린 지 꽤 됐다. 영화 ‘건축학개론’ 출연을 계기로 미쓰에이와는 별도로 배우로서의 값어치가 급상승한 것. 원더걸스 해체 때 소희는 “앞으로 배우로 활동하겠다”며 JYP를 떠나 배용준의 키이스트로 이적한 뒤 안
[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광장시장] 한양 동쪽 흥인지문 근처에 열렸던 대규모 난전 배오개(이현: 梨峴) 장터 자리에 1905년 7월 5일 한성부의 개설 허가로 최초의 상설시장인 동대문시장(現 광장시장)이 개점하였다. 現 동대문 상권의 시작이자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으로 남은 곳, 서울 공식 전통시장 1호 광장시장이다. 올해로 개점 112년을 맞는 종로구 예지동의 광장시장은 몇 년 전,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푸짐한 먹거리가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광장시장엔 먹거리뿐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싸이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독자적인 회사를 설립한다고 한 매체가 밝혔다. 이 내용에 따르면 싸이는 자신을 ‘간판’으로 한 회사를 세우기 위해 대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싸이는 양현석과의 인연으로 2010년 YG와 5년의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그 뒤에도 신의로 계약금 없이 3년 재계약을 맺었고, 내년에 전속 기간이 만료되면 홀로 선다는 것.연예 스타와 연예 기획사의 관계는 프로야구 선수와 구단과의 관계와 비슷하기도 하고 아예 다르기도 하다. LG트윈스의 프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고 장자연의 ‘한’은 풀릴 것인가? 법무부는 검찰의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지난 12일 과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대검찰청 역시 개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개혁위는 이미 재수사를 위해 검토 중인 25개의 사건 외에 ‘장자연 사건’ 등을 추가로 과거사위에 제안했다. 과거사위는 이를 검토 중이다. ‘장자연 사건’은 2009년 3월 7일 신인 배우이던 고인이 자살한 뒤 연예계에 소문으로 나돌던 유력인사에 대한 성상납의 진위 여부가 수면 위로 부상한 ‘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대한민국은 고등학생을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로 여기지만 미국은 ‘딱지’를 떼는 ‘어른이’로 본다. 그래서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19금’ 영화들이 많다. 하지만 ‘쥬만지: 새로운 세계’(제이크 캐스단 감독, 소니픽쳐스 배급)는 예외다.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쥬만지’(1996년 국내 개봉)가 그리운 마니아에겐 반갑고, 왠지 요즘 액션물들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드는 어드벤처 마니아에겐 가족용으로 즐거울 겨울방학 선물이다.1996년 비디오게임 마니아인 고교
[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답동주교좌성당] 동인천역 인근, 제법 가파른 답동 언덕길을 오르면 인천 가톨릭의 중심이자 각종 집회가 치러졌던 인천지역 민주화 운동의 현장, 답동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사적 제287호로 지정된 성당은 중앙에 큰 탑을 두고 경사진 지붕 양 끝에 소탑을 둔, 20세기 초 국내에 지어진 교회 건물의 보편적 양식을 띠고 있다.1897년 코스트 신부가 설계하여 고딕 양식의 초기 성당으로 축성되었으며 제4대 드뇌(E.Deneux) 신부 부임 후 1937년 로마네스크식으로 재축성 되었다. 개항지 제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샤이니 종현(향년 27살)이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측근과 경찰은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기업 SM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슈퍼스타 샤이니의 멤버인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왜 그랬는지 납득하기도 난해할 것이다.종현과 동갑인 27살의 서민 ‘김철수’가 있다고 치자. 대학과 군대를 거쳐 운 좋게 막 취업을 했다. 별로 큰 희망은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사회생활을 통해 웬만큼 돈을 모아 서울 강북에 작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지난 14일 개봉된 영화 ‘강철비’(양우석 감독)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113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양 감독의 데뷔작 ‘변호인’보다 월등한 첫 주 흥행 기록이 근거다. 그러나 양지와 음지처럼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특히 ‘김정은 일병 구하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지만 전체적으로 북한정권을 옹호하거나 그들의 이데올로기에 발맞출 생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영화다’란 제목의 함축적 의미처럼 영화는 영화 그 자체로 즐기면 그뿐이고, 각자의 시선대로 해석하면서 마
[미디어파인=안용갑의 와인이야기] 샤르도네(Chardonnay), 신대륙 지방에서 샤도네이라고도 부르는 이 품종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미국, 호주, 칠레에서도 질 좋은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화이트 와인의 으뜸 품종으로 귀족적 품위와 우아함을 지니고 있으며 굴, 생선, 가재 등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e), 신선하고 활기가 넘치는 와인으로 신선한 향기와 새콤하고 쌉쌀한 풍미로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스 루아르 지역과 뉴질랜드 와인이 인기가 있으며, 여름날 가벼운 식사와 함께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현대 한국사에서 박종철이나 이한열은 플루타르코스의 ‘대비열전(영웅전)’의 주인공과 다름없다. 만약 박종철의 고문치사 사건이 없었다면 노태우의 6·29선언과 이에 따른 국민투표에 의한 직선제 개헌이 있기나 했을까? 비록 그해 12월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 바통을 김영삼이 이어받긴 했지만, 그 후 김대중에 의한 최초의 정권교체가 이뤄지기나 했을까? 만약 노무현이 없었다면 지난해의 촛불집회가 불을 지핀 박근혜 정권의 만행에 대한 처단과 정권교체가 이뤄지기나 했을까?‘1987’(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스타워즈’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 SF, 신화다. 왜? 미국은 건국신화가 없으니까. 그래서 외국, 특히 우리나라는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다. 왜? 공감대 형성이 어려우니까.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갖는 재미와 미덕과 테크놀로지는 엄청나다는 점에서 값어치는 인정받아야 마땅하다.‘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라이언 존슨 감독)는 전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 예고한 세대교체를 확실하게 펼쳐나간다는 점에선 새로운 시리즈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엄청난 포스를 갖춘 스노크(앤디 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