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운동 경기에서 입상한 선수들에게 금, 은, 동메달을 수여하는데 여기에서 은이라는 말을 최초로 접한 것 같다. 우리에게는 금 다음으로 친숙한 귀금속인 은은 주기율표 11족이고, 화학 원소 기호는 Ag, 원자번호 47로 961도에서 녹고 2,193도에서 끊는다.

은은 표면에 들어온 빛의 95%를 반사해 금속 중에서 광택이 가장 강한데 단단하지 않아 가공성이 좋고 흰빛의 전이 금속으로 다른 금속에 비해 전기전도성과 열전도성이 뛰어나다.

은광석 또는 순은 형태로 산출되며, 기계적 성질이 좋아서 돈, 장신구, 그릇, 메달 등에 사용된다. 세계 은 총생산량의 70% 이상이 공업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화폐 주조에 쓰인다. 은 자체는 너무 연해서 강도와 경도를 높이기 위해 합금으로 사용하는데 주로 구리와 합금하여 화폐에 사용된다.

은은 예부터 알려진 금속이지만 이용면에서 금보다 뒤진 이유는 자연은으로 산출되는 경우가 금에 비해서 적고 까다로운 정제법을 거쳐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은은 많은 나라에 존재하지만 캐내는 비용에 비해 생산성이 낮아서 잘 생산하지 않는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은의 역사를 보면 은 장신구나 훈장 등이 B.C 4,000년경 황제의 무덤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B.C 3,000년경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되고, 바빌로니아 제국에서는 은 항아리 등이 출토되었다.

B.C 6세기의 리디아 왕국에서 은화를 최초로 만들었고 이후 그리스, 로마로 전래되었다. 로마시대에는 은 야금기술이 발전되어서 여러 곳에 은 제련공장을 세워 건식제련법으로 은을 얻거나 은 장식품을 만들었다.

16세기 신대륙에서 많은 은이 유럽으로 유입되었는데 영국 등은 화폐를 은본위제로 실시했다. 우리나라는 은 화폐가 처음 사용된 것은 1101년(고려 숙종 6)으로 주전도감에서 은병을 주조하였고 동전과 함께 유통시켰다. 조선시대에는 금, 은을 여러 곳에서 채굴했는데 함경남도 단천이 유명했다.

금이 태양을 상징했다면 은은 색 때문에 초승달과 연계되어 달의 여신으로 숭배되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원소기호 Ag는 라틴어로 은을 뜻하는 argentum에서 유래되었고 프랑스어의 argent 또한 여기서 유래한다.

그렇다면 ‘은(silver)’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첫번째 설은, ‘silver’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silubhr-/ silebhr(은)’이 게르만 조어 ‘ silubrą(은)’로 유입이 되었다. 이 말이 고대 영어 ‘seolfor/ seolofor(은)’로 변화되었고 다시 중세 영어 ‘silver/ selver/ sulver’로 되면서 최종 ‘silver’로 정착을 하였다.

두번째 설은, 영어의 silver와 독일어의 Silber는 아시리아어의 은을 뜻하는 ‘sarpu’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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