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나라의 해외 여행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던 것이 80년대 말까지이다. 그 후로부터는 범죄자 등 위험 인물로 낙인되지 않으면 왠만한 외국은 자유롭게 출입할 수가 있다.

이제는 자유롭게 배낭여행 등 해외여행 및 어학연수 등 공적, 사적 비즈니스로 외국을 가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제주도 가는 것보다도 쉬울 수가 있다.

우리는 한때 해외 여행을 가는 것을 ‘바다 건넜다’라는 표현을 했다. 비행기를 타고 내륙을 거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바다 위로 가게 되고 가까운 나라는 배를 타고 바다를 지나서 간다. 여행은 국내를 여행을 하던 외국을 여행을 하던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고 어떤 이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낭만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해외에 나가는 것이 기쁘기만 할까? 외국에 들어가려면 통행증이 필요하다. 그 통행증이 바로 ‘여권’이다. 즉 여행을 할 수 있는 권리 증서인 것이다. 만약 여권을 분실하거나 문제가 생긴 여권일 경우 여행은 지옥같은 난감함이 될 수도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 의하면 여권은 “외국에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의 신분과 국적을 증명하고 그의 보호를 의뢰하는 문서”라 정의되어 있다. 그래서 외국에 여행이 목적이든 사업이 목적이든 출입국을 하려는 사람들은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여권은 일반여권, 관용여권, 외교관여권이 있는데 각각은 단수여권(1회 외국여행 가능)과 복수여권(기간 만료일까지 무제한 외국여행 가능)으로 나뉜다. 여권은 외무부장관이 특별히 하자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에게 기준만 맞으면 발급을 해준다. 또한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여행 증명서로 여권을 대신할 수도 있다. 여권 및 여행증명서에는 여권번호, 이름, 성, 생년월일, 여권 발급일 및 만료일 기타 외무부령이 정하는 사항이 명시되어 있다.

이 외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여권(passport)’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 사진 출처=픽사베이

‘여권(passport)’은 ‘pass’와 ‘port(항구, 공항)’가 결합한 단어이다. 이 단어를 살펴보면 ‘pass’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pete-(퍼뜨리다, 펴다)’가 ‘patno-‘로 변형이 된 다음 라틴어 ‘passus(걸음)’/ ‘pandere(퍼뜨리다, 진행하다, 뻗다)’로 변형이 되었다. 이 단어가 통속 라틴어 ‘passāre(걸음, 걷다, 통과하다)’가 되고 다시 고대 프랑스어 ‘passer(걸음, 걷다, 통과하다)’로 차용되었다. 이후 중세 영어로 유입되어서 ‘passen(통과하다)’이 되고 다시 중세 영어 ‘pas/ pase/ pace’로 변형이 되었다가 최종 ‘pass’로 정착이 되었다.

‘port’는 라틴어 ‘portus(항구)’가 고대 영어 ‘port’를 거쳐서 최종 정착을 했다는 설과 라틴어 ‘porta(통과, 문)’가 고대 프랑스어 ‘porte’로 되고 중세 영어에서 보강되어서 ‘port’로 최종 정착을 했다는 설이 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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