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삼일빌딩]

수도 서울에 최근 3, 4년간 고층빌딩이
우후죽순으로 솟는다. 금년 11월29일 현재
서울시내의 10층이상 고층건물은 모두 59동.
중구 남대문로 2가 118, 지하2층 지상23층으로
날씬하게 들어선 한진상사의 KAL빌딩이
28일 현재 전국 기성건물로선 한국 최고층 건물...
이밖에 27층의 정부청사도 최고 최대를 향해 계속 작업중.
서울은 평면에서 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 동아일보 1969.11.29.

탑골공원에서 남산 쪽으로 향하는 청계천 변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장방형의 검은 빌딩이 우뚝 서 있다. 지금이야 주변 건물들에 비해 그리 높지 않지만 1970년 준공 당시 한국 최고층 빌딩으로 화제를 모았던 삼일로 빌딩.

▲ 삼일고가도로 옆으로 한국 最高의 건물 등장. 지하 2층 지상 31층, 최고높이 114m

순수 기하학적 입방체로 전면에 미감을 부여하고 철골과 유리의 단순 반복으로 비례미를 살린 건물엔 1970년대를 전후한 기능주의적 국제건축양식이 오롯이 배어있다. 

▲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자랑으로 실렸던 고도성장기의 상징물
▲ 독일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 作 시그램 빌딩(1958년 뉴욕)과 유사한 형태

삼일빌딩은 철과 특수강을 생산하면서 방위산업체로 급성장했던 당시 대일목재공업의 사옥으로 발주됐고 김중업 설계, 건축주는 철과 유리로 된 건물을 요구했다.

▲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철근만으로 짓는 건식공법

삼일로빌딩의 가장 큰 건축적 특징은 철골을 외벽으로 노출시키고 그 사이를 유리로 채운 커튼월 방식. 특히 코르텐이라는 특수강을 외벽재로 사용해 부식을 방지한 점도 최초의 사례이다. 

▲ 철골보에 배관시설을 넣어 층간 두께를 줄이는 벌집형 구조(Honey-comb) 최초로 도입
▲ 층간 두께가 줄어 건물 높이를 114m로 낮추고 긴 수직창으로 낮아보이는 느낌 보완

당시 건물들의 구조, 특히 철골 구조는 거의 없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는 많았지만. 그렇게 시작이 된 데다 층고는 당시 제일 높은 31층이었다. 정부종합청사나 조선호텔, 도쿄호텔, 그전에 지어진 세운상가, 워커힐호텔조차도 커튼월 방식이 아니었다. 지금에 와서 보더라도 커튼월 방식이라는 대단히 훌륭한 방식을 도입해서 미국의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한 시그램 빌딩보다 10년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대단히 훌륭한 건축물로 인지가 되고 있다.

▲ 코어식을 선택해 엘리베이터 등 부대시설을 중앙이 아닌 별도로 설치

옛 화신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빌딩 층수를 헤아리는 게 관광코스일 정도로 당시 삼일로빌딩은 장안의 명소였고, 초고층 빌딩이라는 명성은 1985년 63빌딩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근 반세기를 뛰어넘는 세월에도 건물은 여전히 안정적인 비례감을 뽐내며 한국 최초의 현대건축으로 남아있다.   

   - <삼일로빌딩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766324
  ☞ 유튜브   : https://youtu.be/9DJgJBaJvDA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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