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 사진 출처=픽사베이

3 당신이 할 일을 하라.

① 우선 당신이 하던 대로 하라. 외도가 드러나기 전 당신들의 관계가 어떠했든지 일단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당신이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운 잠자리 요구 같은 것까지 들어주라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하던 집안 일이나 직업 및 취미 활동을 유지하라는 말이다. 이렇게 하기가 매우 힘들 줄은 안다. 그러나 당신이 이렇게 해야 외도 배우자는 당신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게 된다.​

② 당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말라. 당신이 원하는 것은 하고 싫은 것은 하지 말라. 외도 배우자가 용서 또는 이혼을 빌어도, 그것을 들어줄지 말지는 당신의 권리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외도에 대한 증거 수집을 해도 된다. 그러나 상대에게 요구하지 말고 당신이 찾아내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상대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증거들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당신의 권리만큼 외도 배우자의 권리를 인정해주고 나서 상대가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보라.​

③ 흔한 조언처럼 각서를 받아내는 것은 사실상 별 효과가 없다. 이 말이 외도 배우자를 편하게 놔두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당신의 감정 해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응에 초점을 맞추라는 말이다. 외도나 폭력의 증거 자료를 확보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을 자주 들여다 보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것은 (나중에 당신의 이혼 결심이 확고해지면 그때 꺼내 쓰도록) 외도 배우자가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숨겨두라. 반대로 관계 회복에 성공하면 혼자서 또는 부부가 함께 불사르면서 당신들의 성공을 축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외도 배우자를 연구하라

▲ 사진 출처=픽사베이

① 많은 상처 배우자들이 외도 상대자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나이는 젊은지, 얼마나 똑똑한지, 잘 생겼는지, 성 기술이 뛰어난지 알고 싶어하고 심지어 은밀하게 찾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항들을 알게 되더라도 당신의 분노와 실망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또 이런 조건들 때문에 외도가 시작된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당신이 상대할 사람은 당신의 배우자다. 외도 상대자에 대해서 궁금해할 시간에 차라리 당신 배우자에 대해서 궁금해하라. 과연 ‘내가 알았던 그 사람’ 맞는지 말이다.

②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사람이 설마 그럴 줄 몰랐다”고 말한다. 당연하다. 그럴 줄 알고서야 누가 결혼하겠는가? 이제 당신이 깨달아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원래 그럴 수도 있었는지 또는 안 그러던 사람이 그렇게 변한 이유 등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당신이 미처 몰랐던 점에 대해서는 당신의 잘못도 부분적으로는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기회에 따지기로 하고, 지금은 상대가 과연 어떤 사람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③ 당신은 배우자가 외도를 하게 된 이유도 무척 궁금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다. 사실 외도의 이유는 굳이 당신이 알지 않아도 된다. 그것을 알았다 해서 외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 우선적으로 당신이 검토할 것은 그 사람의 근본 성품, 평소에 당신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여가를 보내는 방법이나 취향 등이다. 당신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외도를 겪고 난 지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어떤 것이 그의 진짜 모습인지를 판단하라. 그런 후에야 그의 외도에 대해서, 또 당신들의 결혼 생활 전반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다음편에 계속...)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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