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외도의 원인과 계기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를 한다. 그러나 상처 배우자인 당신이 그런 자세한 분류까지 알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는 없다. 당신에게 외도는 어쨌거나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자의 외도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알아보는 것은 당신의 배우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나아가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외도에 대한 여러가지 분류

▲ 외도에 대한 여러가지 분류

① 권력형 외도: 쉽게 말하면 ‘나는 외도해도 된다’는 사고 방식에서 비롯한 외도다. 스스로 어느 정도 사회경제적 파워를 가졌기 때문에 일반적인 제약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남성 외도자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므로 ‘가부장적 외도’라고도 하지만, 여성들에서도 나타난다.

② 집단형 외도: ‘다른 사람들도 하는데 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다. 주로 직장 동료나 친구들을 따라서 시작하게 되고, 서로를 정당화하며 반복하면서 친목과 결속의 수단으로 삼는다. 남성 집단에서 흔한 유형인데, 최근에는 일부 여성들의 모임으로 번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③ 복수형 외도: 배우자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외도로 복수하는 유형이다. 정당한 자신의 권리 주장에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다. 주로 가부장적인 남편의 학대에 시달리는 부인들의 ‘보복’ 형태로 이해됐으나, 남편들의 외도 중에도 이런 유형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④ 낭만형 외도: 외부적인 이유보다는 ‘또 다른 사랑’을 찾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외도로 가정에 피해를 주지만 않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스스로를 ‘박애주의자’라고 말하지만, 배우자나 외도 상대자 중 어느 누구에게도 충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⑤ 충동형 외도: 여행이나 술자리 등 일상에서 벗어나 있을 때 눈에 띄는 상대와 갖는, 소위 ‘원나잇스탠드’다. 흔히 가벼운 실수로 넘기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도덕적 무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만은 없다. 습관성 외도로 진전되지 않기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

⑥ 결핍형 외도: 스스로 해결하지도 못하고 배우자에게도 만족하지 못한 욕구를 제삼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충족하려 한다. 그 형태의 범위는 퇴폐적인 성적 모험에서부터 소위 ‘잃었던 영혼’과의 만남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과도한 몰입에 이어지는 허무한 결말이 반복될 수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⑦ 회피형 외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외도로 해소하는 사람들이다. 문제를 직면하여 해결하기 보다는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외도 상대자와의 관계 단절도 상처 배우자가 대신해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문제에서 벗어나면 '너무 쉽게'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

⑧ 증상형 외도: 일부 내분비계 질환이나 정신 질환은 성적 충동성을 강화한다. 그런 충동을 성 매매나 일회적 만남으로 해소하려 한다. 그에 따르는 성병이나 신체적 위험은 자신에게 한정되지 않고 상처 배우자에게도 미친다. 원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⑨ 중독형 외도: 다른 중독들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현실적 피해와 그만 두려는 결심에도 불구하고 외도를 끊지 못하는 유형이다. 성장 과정 또는 심리적으로 심각한 장애가 있기 때문에 상당한 정도의 행동 제약과 치료 과정이 필수적이다.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