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보청기도 낄 수 있는 때가 있는 것을 아는가? 일반적으로 난청인은 보청기를 착용하여 청력을 개선할 수 있다. 초기 난청을 가진 사람일수록 보청기의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데, 말기 난청을 가진 경우에는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 들을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잡음으로부터 목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이 저하하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 주변 잡음으로부터 상대방의 목소리를 구별하여 듣는다. 귓속 달팽이관은 소리를 주파수 별로 구분하여 뇌로 전달하고, 소리를 전달받은 뇌는 잡음을 줄이고 목소리를 강조하여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는데 필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난청이 많이 진행되어 손상된 달팽이관은 목소리와 잡음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져 시끄러운 상황에서 목소리와 잡음을 하나의 소리로 감지하여 뇌로 전달한다. 따라서 난청의 정도가 심할수록 잡음과 말소리를 잘 구별하지 못하여 의사소통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2) 음절을 구별하는 능력의 저하

우리는 대화 시 단어의 음절을 정확히 들어야 상대방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버이”를 들을 때 각 세 음절이 뚜렷하게 들려야 한다. 그러나 말기 난청을 겪는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이 저하되어 ‘버’가 들리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의사소통 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특히, 잡음 소리가 시끄러운 경우에 이 증상이 심해진다. 다양한 난청 중에서도 노인성 난청을 가진 경우에는 음절을 듣는 능력이 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청기는 난청이 상당히 진행된 분들에게 효과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보청기의 기술 발전으로 전보다 나은 기능의 보청기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나, 난청정도가 심하다면 보청기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청기를 낄 의향이 있다면, 청각 기능이 비교적 많이 보존되어 있는 초기 난청일 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난청에는 다양한 기술적사양이 탑재된 비싼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보청기의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착용해도 문제가 없다.(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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