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초상화는 닮은(肖) 형상(像)을 만들어 기록한 그림이라는데, 초상화는 고사하고 얼굴 사진도 자신의 맘에 드는 게 따로 있는 건 왜 일까. “남이 보는 내 얼굴과 내가 생각하는 내 얼굴은 같지 않다”는 게 초상화를 그리는 정중원 작가의 설명이다. 자신만의 욕망과 가치가 은밀하게 반영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기고를 통해 소개한 사례는 이렇다. 바로크 미술의 거장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년)가 자신의 시종을 그린 초상화를 1650년 로마 판테온에서 공개했을 때, 초상화가 어찌나 생생했던지 작품을 본 교황 이노켄티우스 10세는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달라고 주문했다.

후대에 ‘모든 초상화의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작품이 완성됐지만 정작 교황은 자신의 모습에 낙담했다. 신성한 성직자보다는 심술 맞은 표정을 한 고집 센 노인에 더 가까운 자신의 초상화가 “너무 진실되다”며 사저에 처박아 둬 이후 200여년 뒤에나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고 한다.

타협하는 초상화가라면 더 젊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렸을 것이다. 요즘에는 사진도 포샵 기능을 활용하면 보여 지는 나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다. 사진에선 얼굴에 난 여드름이나 잡티도 감쪽같이 없앨 수 있다.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은 현실에서도 포토샵처럼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여드름은 청소년기 때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생기지만, 20대 후반에 발생하는 성인 여드름은 스트레스, 비만, 과로, 수면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한의학에서는 오행설에 근거해 오장(五臟-심장( 폐 간 비장 신장)의 부조화, 또는 열이 생겼을 때 겉으로 표현되는 징후로 여드름을 설명한다. 피부는 인체 내의 오장육부를 나타내주는 거울이며, 여드름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오장의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마에 나는 여드름은 심장과 연관돼 있다. 누구를 좋아하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심열(心熱)이 생겨 이마에 여드름이 생긴다고 본다. 양쪽 볼에 나는 여드름은 폐, 간과 관련이 있다.

좌간우폐라고 해서 왼쪽 볼에 나는 여드름은 간, 오른쪽 볼은 폐와 연관돼 있다고 세분화되기도 한다. 한쪽 볼에만 여드름이 생긴 경우는 보기 드문데, 간과 폐는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관계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드름이 볼에 생겼을 때 한방에서 간과 폐를 함께 보는 이유다.

턱에 나는 여드름은 신장 및 자궁 기능과 관련 있다.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하면 텩에 여드름이 생기고 생리 전후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코에 생기는 여드름은 비장 및 소화기 기능과 연관 있다. 코가 얼굴 중앙에 있는 것처럼 신체 내부의 가운데 있는 소화기관과 연관 지어 징후를 파악한 것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여드름이 다가 아니다. 한방에서는 속까지 보고 해당하는 오장의 열을 떨어뜨리거나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드름 처방을 하고 있다.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 여드름 많은 분들은 얼굴에 열나는 것을 가뜩이나 피해야 하는 계절임을 명심해야 한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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