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사(代謝)’라는 말이 일상어처럼 쓰이는데, 사실 단어자체부터 쉽지 않은 용어다. 한때는 신진대사(新陳代謝)나 물질(物質)대사라는 용어가 자주 쓰였던 것 같은데 근래에는 기초대사, 운동대사, 대사증후군 같은 용어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신진대사의 한자를 보아도 그 뜻을 짐작하기 어렵다. 한학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자면 신진은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을 말하고, 진은 진부(陳腐)에서 볼 수 있듯 오래되거나 낡은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대사는 ‘번갈아 바뀌다’는 의미로, 여기서 사(謝)는 ‘물러나다', ‘기세가 쇠하다'라는 뜻이어서 문자대로 풀이하면 신진대사란 ‘오래된 것이 물러가고 새로운 것이 그를 대체하여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신진대사가 정치·사회적인 용어 느낌이 난다면 기초대사는 우리 몸과 관련 있다. 사람 몸의 대사는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의 과정이다. 들어오는 것은 음식물이다. 음식물이 들어와서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나가는 것은 배설과 기초 대사량이다.

기초 대사량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가리킨다. 절대 안정한 상태에서 실온을 약 20℃로 유지하고, 식후 12∼18시간이 경과한 상태에서 일정 시간 방출하는 열량을 측정하여 기초 대사량을 산출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우리는 가만히 있는 다고해도 생명 유지를 위해 심장이 박동하고 위장이 움직이는데 에너지가 소모돼 나가기 마련이다. 체온 36.5도를 유지하고 뇌 활동을 하는데도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그런 게 기초 대사량이다.

기초 대사량은 생물의 종류와 성별·연령 등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데, 성인의 경우에는 동양인이 하루 1,200∼1,400kcal, 백인이 1,500∼2,000kcal 정도이다. 기초 대사량에다 사람이 운동 노동을 하면서 소모되는 에너지인 운동 대사량을 더하면 나가는 것의 총합이다.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전환될 때, 전환 전후의 에너지 총합은 항상 일정하다는 에너지보존법칙처럼 음식물을 먹어서 얻게 되는 에너지와 배설, 기초대사, 운동대사로 나가는 에너지 량이 같다면 체중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나가는 에너지보다 들어오는 게 많다면 살이 찐다고 봐야 한다. 어떤 분은 “난 물만 먹어도 살이 쪄서 속상해...”라고 하지만, 질환이 아니고는 그런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24시간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면, 살이 찌는 분들의 들어오는 에너지 총량은 확실히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연예인들 중에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스스로 밝히는 스타들이 많다. 그런데 많이 먹으면서 많이 내보내기도 한다는 솔직한 고백을 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포털에서 동영상으로 공개돼 있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4인조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 TV에서 간장게장 먹는 장면이 나온 후 식당 매출이 껑충 뛰었다는 청취자의 편지를 소개한 후, 진행자가 화사에게 “그렇게 먹는데도 몸매관리가 대단하다. 많이 나가는 거냐?”고 물었다.

화사는 몸무게를 물어보는 줄 알고 약간 수줍은 표정으로 “많이 나가기는 한다”고 했지만 진행자는 “그게 아니라 많이 배출하는 거냐?”라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가 터졌다. 화사는 실제로 배출도 많이 한다며 신진대사가 좋다고 덧붙였다.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뜻으로 사지(四知)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살이 찌는 이유도 자신이 모를 리 없다.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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