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당신이 외도에서 벗어나 가정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했을 때, 그런 당신의 결심과 변화를 배우자에게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의 연속 편입니다.
④ 경제권을 공유하라.
특히 고액의 수입을 올리는 전문직종 맞벌이 부부나 사업자들 중에는 (외도 상황이 아니어도) 금전 출납 상황을 배우자에게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는지 되묻지만, 그런 상태는 이혼을 염두에 두는 경우와 다르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경제적 상황을 공유하라는 말은 경제권을 포기하라는 것과는 다르다. 당신에게 중요한 것을 배우자와 함께 나누라는 말이다. 대부분의 상처 배우자들은 이것을 가장 의미 있게 여긴다.
⑤ 즐거움은 물론 고통도 함께 하라.
당신이 외도를 저지른 ‘죄인’이라도 배우자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포기하는 건 결코 옳지 않다. 의사소통 기술을 익혀서 대화를 늘리고,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라. 공동의 관심사는 물론 그리고 각자의 고민거리도 나누라. 집 안팎의 일에 최대한 협력하고, 이전에 못했던 성적 모험도 시도하라. 더러는 실망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더 만족할 방법을 찾도록 계속 노력하라.
⑥ 각자의 고유 영역을 인정하라.
이를 비밀을 가져도 된다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서로의 개별성을 존중하여 각자 더 편하게 느끼는 방식으로 성장하도록 배려하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 과정과 결과에서 얻어지는 기쁨을 함께 나누라. 외도를 하게 된 이유와 외도로 인한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서로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서로 격려해야 한다.
사실 당신이 이런 것들을 다 하더라도 상처 배우자가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대부분은 당신의 진정성을 봐서라도 다시 함께 하기를 선택하겠지만, 더러는 당신과의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결심을 고수할 것이다. 만약 이런 경우라면, 대단히 아쉽겠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신은 최선을 다한 것이 맞지만, 세상 일이란 게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 바라는 대로 되지만은 않지 않던가? 그래도 당신의 노력은 소중한 씨앗이 되어, 지금은 알 수 없는 다른 곳에서 행복의 싹을 틔울 것이니, 괜한 수고로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
만약 당신의 노력이 상처 배우자에게 용납된다면, 정말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상처 배우자 역시 당신 못지않은 인내와 준비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배우자의 노력에 감사하며 필요한 배려와 응원을 아끼지 말기를 권한다.
당신들의 결심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끝으로 아주 중요한 비밀을 알려드리겠다.
외도로부터의 회복은 어느 순간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위로하며 애쓰는 과정 자체에 있다!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