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사랑하는 선남선녀가 마침내 일가친척을 모시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한번 잘 살아보겠다고 맹세하고서 신혼부부가 되어서 떠나는 신혼여행이 허니문이다. 우리 말로는 밀월여행인데 같은 말이다.

태어나서 자기가 사랑하는 이와 하나가 되어서 처음 보내게 되는 한 달 동안은 꿀로도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달콤하리라.

‘허니문(honeymoon)’의 어원적 유래는 다양한 설이 있는데 세가지를 살펴보자.

첫번째 설은,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언급된 것으로 허니문의 어원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결혼 풍습에서 나왔다 한다(어떤 설은 똑 같은 의미인데 약 4,000년 전 바빌론에서 최초로 생겼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갓 결혼한 신혼부부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신혼여행 기간인 한 달 동안 장인은 딸 부부에게 ‘행복과 다산’을 기원하며 잘 살라고 '미드(mead : 벌꿀 맥주)'를 매일 마실 수 있도록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미드를 매일 한 달 동안 주는 이 유럽의 전통적 결혼 관습에서 파생한 ‘허니문’은 신혼의 달콤한 한 달과 맥주의 달콤함을 잘 상징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즉 허니문은 ‘honey(벌꿀, 여보)’와 ‘moon(한 달)’을 합성한 단어이다. 이 풍습이 지속되고 확장되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신혼부부에게 한 달 동안 미드를 마실 수 있도록 주었다고 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두번째 설은, 옥스포드 영어사전이 정확한 어원을 대신해서 “메리암-웹스터 사전에 어원은 “the idea that the first month of marriage is the sweetest (1546)”에서 나왔다고 본다”라고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예를 제시한다. 허니문은 시기적으로 새로이 결혼한 커플이 함께 보내는 첫번째 달이거나 그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보내는 첫번째 휴일로 본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인용은 오늘날 허니문이 긍정적 의미이지만, 원래는 커플의 애정이 변화됨을 달의 진행단계에 비유했다는 것으로 이것이 허니문과 관련된 1552년 Richard Huloet의 “Abecedarium Anglico Latinum”에 기록된 첫번째 언급이라는 것이다. 즉, 신혼부부의 애정 변화를 달이 차고 기울음에 비유하여 탄생했다는 설이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는 일정기간을 행복에 겨워 지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정이 돌변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부부는 원수로 돌변하여 살아간다. 결혼의 첫 시작 때 마음을 먹은대로 평생을 살 수가 없기에 그들의 애정의 정도를 달의 차고 짐에 비유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설이다.

세번째 설은, ‘허니문'이 고대 노르웨이의 'hjunotts manathr'란 풍습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다. 어원적으로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설이다. 인간들이 근친결혼을 피하기 위해서는 멀리서 결혼 상대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사이가 좋다면 모를까 나쁠경우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때로는 합리적 거래인 여자와 맞바꾸는 제물보다는 약탈/ 납치가 선행한다. 고대 북 유럽에서 남자가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이웃 마을이나 나라에서 여자를 약탈해야만 했다. 소중한 가족을 잃었으니 상대방이 가만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 가족은 납치해 간 물증은 없을지라도 여자를 찾기 위해서 모든 곳을 수소문하고 다녔을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래서 남자는 결혼을 하고 싶다면 최대한 여자를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꼭꼭 숨겨 놓아야 한다. 시간이 흘러서 여자 집에서 찾기를 포기하면 그때서야 남자 집으로 데리고 와서 결혼을 했는데 이런 결혼 풍습에서 허니문이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허니문을 표현하는 단어는 그리스어 ‘yerach(month) d'vash(honey)’, 페르시아어 ‘mah e asal(honey moon)’, 아랍어 ’shahr el 'assal’ 등에서 유래가 되어서 유럽으로 전래되다 보니 많은 나라에서 철자는 달라도 똑 같은 의미로 쓰이는데 프랑스어로는 ‘lune de mie(moon of honey)’

이탈리아어로는 ‘luna di miele’이다. 영어의 ‘honeymoon’은 16세기 중엽에 정착을 했다고 본다. 참고로 ‘honey’의 어원을 보면 독일어 ‘Honig’에서 고대 영어 ‘hunig’가 되었고 다시 ‘honey’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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