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덕안정한의원 김현아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꽉 끼는 하이힐을 즐겨 신는다면 발가락의 변형을 일으키는 ‘이 질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바로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치우치는 ‘무지외반증(拇趾外反症)’이다. 무지외반증은 전체 유병률이 약 30%에 이르는 흔한 족부질환 가운데 하나다.

무지외반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엄지발가락의 휘어짐과 발가락 안쪽 뼈인 ‘중족골(中足骨)’의 돌출이다. 이밖에 튀어나온 부위가 신발 등과 마찰하면서 굳은살이 생기거나 체중의 압력을 받아 골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내부로는 활액낭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크게 선천적 요인, 외부적 요인, 유전적 요인 세 가지로 구분된다. 타고나길 족궁이 낮은 평발이거나, 발 볼이 넓고 족부 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한 경우 생기기 쉽다. 무엇보다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의 잦은 착용은 무지외반증의 주된 유발 요인이며, 가족력도 발병에 영향을 끼쳐 무지외반증 환자의 63%에서는 부모 중 한 명에게 무지외반증이 발견된다.

엄지발가락은 우리 몸을 받치고 보행 시 추진력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무지외반증이 생기면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다른 발가락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리고 비정상적인 보행을 야기해 발목과 무릎, 허리, 골반 등에 2차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가 요구된다.

한방에서는 침, 약침, 봉침, 뜸 등 다양한 무지외반증 치료가 진행된다. 엄지발가락 중족지관절 주위 경혈에 자침하여 통증을 감소시키며, 침 치료로 전경골근, 장무지신근, 발목 인대 등의 긴장을 풀어 무지외반증에 의한 보행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약침은 돌출된 관절 내외부의 건막염과 만성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우수하다. 뜸은 만성적인 통증부위에 온열을 가해 순환과 재활을 촉진하며, 비정상적인 형태로 고착된 주변 연부조직을 이완시켜준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료만큼 생활습관의 교정이 중요하다. 신발은 발가락이 편안하게 놓일 수 있게 발 볼이 넓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신발의 발허리뼈 부근에 패드를 넣어 중족골두에 가해지는 압박을 분산시키거나, 평발이라면 발바닥 내측을 지지해주는 보조기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지외반증을 바로잡고자 실리콘 교정기를 착용하기도 하는데, 이미 발가락의 변형이 일어났다면 교정기로 유의미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평소에 틈틈이 발 휴식을 취하며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광덕안정한의원 신촌점 김현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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