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키한의원 최두호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언젠간 크겠지라는 생각은 부모의 바람일 뿐이다. 키 성장은 현재 아이가 위치한 성장 곡선을 변수가 없는 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라면 아직 어릴 때 사춘기를 늦추고 성장치료를 병행해야 좀 더 큰 키로 자랄 수 있다. 성장검사 결과를 통해 아이의 사춘기가 평균보다 늦게 나온다면 다행이지만, 아이의 사춘기가 또래와 비슷하거나 조금이라도 빠르다면 서둘러 성장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춘기를 1년만 늦춰도 아이의 최종 키에서 7~8cm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아이의 키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질병관리청의 2017 소아성장도표를 확인해 보면 된다. 아이의 연령에 비해 키가 50% 아래 곡선에 위치한다면, 성인이 되었을 때의 키도 그 범위 내에 머물 확률이 높다. 50%에 해당하는 평균 키의 아이들도 자신의 키가 작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이의 키가 75% 이상을 유지해주는 것이 이상적이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재의 성장 곡선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키 성장에 이때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사춘기다. 출생 후 만 2세까지 제1 급성장기를 거친 아이는 1년에 5cm 이상 꾸준히 자라다가, 여자 만 10세 전후, 남자 만 12세 전후에 제2 급성장기를 겪으며 사춘기를 겪게 된다. 이 시기에는 1년에 7cm 이상이 자라는 것이 가능하나, 그 기간이 길지 않고 곧 성장이 급격히 둔화한다. 결국 16~18세 이후에는 성장판이 닫히며 모든 성장을 마무리한다. 성장곡선을 봐도 사춘기를 기점으로 곡선이 급격히 가파라지다가 더 급격히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춘기가 빨리 올수록 전체 키 성장 기간이 줄어들게 되니, 사춘기의 시기나 진행 속도가 키 성장에 있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에 대응한 사춘기 지연 치료는 효과적이다. 사춘기 지연 치료는 말 그대로 사춘기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치료다. 본래는 사춘기 증후가 정상보다 빨라 아이가 본래 자라야 할 키만큼 자라지 못하는 성조숙증 아이들을 위한 치료인데,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와 정상 성장 범주의 아이들에게도 효과가 있다. 아이의 성호르몬 분비 상태를 파악하고, 약물 및 한약 치료, 성장 환경 개선 등으로 사춘기가 진행되는 속도를 늦춰 키 성장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 도울 수 있다. 사춘기를 1년만 늦춰도 아이의 다 자란 키가 7~8cm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더 기대할 만한 치료다. 미국 유력 학회지에 사춘기 지연 치료와 성장 치료를 함께 받은 정상의 키 작은 소녀가 성장을 촉진하는 치료만을 받은 아이보다 5cm 이상 더 자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도 있다.

아이가 크면서 유전, 질병이나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해 조금씩 지연된 성장 속도는 사춘기 끝까지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를 최대한 지연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되면, 아이의 키는 더 클 가능성이 커지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좀 더 효과적인 성장 흐름을 돌려줄 수 있다. 아이의 키가 고민이라면, 사춘기 지연 치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적용해볼 만하다.

아이의 키가 작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지레 포기하시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 적절한 관리와 치료는 성장기 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으로, 키 성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강화하여 아이에게 더 큰 꿈과 미래를 선물해야 한다.(하이키한의원 부천점 최두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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