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빛샘한의원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평소 음식을 삼키거나 씹을 때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구마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구마비는 뇌의 연수 부분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증상이 서서히 발생해 악화되는 진행성 구마비와 연수에 출혈이 생겼거나 염증이 생기는 급성 구마비, 연수나 연수 근처에 종양이 생겨 연수가 압박을 받는 압박성 구마비가 있다.

이 중 진행성 구마비는 음식물이나 침을 삼킬 때 장애를 받는 연하장애가 나타나거나 음식물이 코로 역류하거나 사래가 들리고 음식 잔류감이 목에 남기도 한다. 또한 혀의 근육이 굳어져 말투가 어눌하고 발음이 새는 발음장애도 나타난다.

진행성 구마비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이라고 불리는 루게릭병의 초기 증상 중 하나여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함께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으로는 구미비 외에 손에 힘이 풀려 가벼운 물건도 못 쥐게 되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무기력증으로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면, 점차 다른 신체 부위로 파급되고 전신으로 근위축과 사지마비가 나타나 호흡 기능의 저하도 초래한다.

루게릭병은 신경미세섬유 기능이상, 감염, 유전이나 면역기전 등을 발병원인으로 추정할 뿐 아직까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뚜렷한 치료방법도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구마비와 같은 루게릭병 초기 의심 증상을 근육의 과도한 사용과 신체의 불균형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근육이 서서히 위축돼 신체의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인 '위증(萎症)'이라고 보고, 어혈이나 신체이상이 원인이라면 한약처방과 특수침 치료, 추나요법 등을 통해 신체 균형을 바로잡고자 한다.

구마비는 갑작스러운 정신적 충격이나 심한 스트레스도 구마비를 유발할 수 있어 평소 충분한 휴식과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한 목 주변 근육의 불균형, 기관지 및 식도의 운동성 장애, 오장육부의 운동성 저하로 인한 혀의 움직임 둔화 등으로도 나타나기 때문에,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섭취를 통한 신체 균형 유지도 중요하다.

초기 증상을 간과하고 지나치면 병이 이미 진행된 후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구마비와 같은 증상은 본인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며 삼킴, 발음, 호흡장애가 지속 관찰된다면 조기 진단을 통해 병을 규명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빛샘한의원 이영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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