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치질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등의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고 참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질 수술하면 통증이 심하다는 오해가 많은데, 이는 과거에 치질(치핵)조직을 모두 절제하던 수술방법 때문에 생긴 선입견이다. 최근에는 치질 수술방법이 항문조직을 최소한으로 절제해 항문은 그대로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수술 후 통증이 적어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

흔히 말하는 치질은 항문질환 중 치핵을 의미한다. ‘3대 항문질환’으로 불리는 치핵, 치열, 치루 중 치핵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주는 ‘항문쿠션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질환이다. 주로 장시간 앉아있거나 변비, 변을 볼 때 힘을 과하게 주는 행위 등에 의해 발생한다. 장시간 앉아 생활을 하면 항문 쪽 혈관 압력이 높아져 조직이 튀어 나오기 쉽다. 변비가 있으면 단단해진 변으로 인해 배변 시 항문 조직이 손상되고, 탄력도 저하되어 항문 밖으로 치핵 조직이 처지게 된다.

치핵은 항문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온 정도에 따라 분류한다. 항문 조직이 빠져 나오지 않은 상태를 1도, 배변할 때 빠져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면 2도, 손으로 밀어야 들어가면 3도, 항상 빠져나와있으면 4도로 분류한다. 1,2도 치핵은 약물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치핵이 3도 이상이라면 수술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늘어난 치핵 조직을 비정상적인 조직으로 여겨, 해당 부위를 모두 절제하는 방식으로 수술했다. 수술 방식은 매우 간단하지만 수술 후 극심한 통증과 괄약근 힘이 약해지는 후유증이 있어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핵조직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항문피부를 보존하는 수술방법인 ‘거상 치질수술’로 수술 후 통증 및 출혈을 줄이고 있다.

거상치질 수술은 항문 피부를 2~3mm만 좁게 절개한 뒤 점막 내 치핵 조직만을 분리하여 빠져나온 조직을 제 위치로 돌려주는 수술법이다. 최소한의 치핵 조직만 제거, 항문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여 후유증이 매우 적고, 잘라내는 부위를 전부 봉합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도 매우 적다. 단, 개인마다 증상의 정도와 신체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나 효과는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치핵을 포함한 항문질환의 주요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이를 유발하는 습관을 교정하도록 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배변 시 스마트폰이나 신문 등을 보면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기보다는 배변 활동에만 집중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기 위해 변의가 느껴지면 즉시 화장실로 가고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등 항문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서울 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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