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정형외과병원 정진화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하지 3대 관절의 정상적인 배열은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이 일직선 위에 놓이는 것이다. 흔히 오다리라고 부르는 내반슬은 고관절과 발목관절을 이은 직선에서 무릎관절의 중심이 바깥에 놓이면서 휘어진 상태를 뜻한다.

내반슬 여부는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무릎을 모으고 바르게 선 뒤 무릎 사이에 손가락을 넣어본다. 손가락 1개를 넣었을 때 들어가지 않거나 힘겹게 들어가면 관절이 비교적 건강한 상태다. 손가락이 2개 이상 들어가면 관절 건강이 악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4개 이상 들어가면 관절 건강에 심각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무릎과 무릎 사이가 5cm 이상 벌어졌다면 내반슬이 상당히 진행된 것이다.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 잘못된 자세는 내반슬의 원인이다. 또한 뼈의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졌다가 파괴되는 ‘변형성 골염’이나 뼈에서 칼슘과 인이 빠져나가 뼈가 휘거나 골절이 생기는 ‘골연화증’도 내반슬을 유발한다. 골절 후 뼈가 잘못 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 다리가 일자로 바른 모양이어도 나이가 들면서 무릎 관절염이 생기면 내반슬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연골 안쪽이 대부분 마모되면서 다리 사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통증을 피하려는 무의식적 반응으로 발의 바깥쪽을 먼저 디디면서 걸으면 변형은 더욱 심해진다.

내반슬은 연골이 점점 닳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성인 기준으로 연골 두께는 평균 3mm다. 연골 두께가 얇아지면 연골판 손상으로 관절과 관절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다리 사이가 벌어지게 된다. 내반슬과 관절염이 관련이 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좌식생활이 빈번한 탓에 우리나라 관절염 환자들은 무릎 안쪽 연골이 닳는다. 관절염으로 연골이 닳으면서 다리 사이가 벌어지게 되는데 무릎 안쪽에 관절염이 있고 휘어진 각도가 5도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하다.

내반슬이 심해지면 미용상의 문제를 넘어 무릎 관절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초기에는 무릎 안쪽이 시큰거리는 통증이 느껴지고 방치하면 연골 손상이 계속 진행된다. 다리를 붙이면 무릎과 무릎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고 말기가 되면 성인의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벌어진다. 따라서 초기에 진단하고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내반슬 등 다리 모양 변형이 의심되면 정형외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는 동작과 좌식 생활은 내반슬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제일정형외과병원 관절센터 정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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