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확찐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생긴 신조어다. 팬데믹 여파로 외부활동이 줄고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갑자기 살이 찐 사람을 코로나 확진에 빗대 일컫는 말이다. 초기에는 농담처럼 하던 말이었는데, 팬더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확찐자는 현실이 됐다.

대한비만학회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시대 국민 체중관리 현황’ 설문조사에서 확찐자의 실태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내용을 보면 응답자의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이전대비 체중이 3kg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여성과 30대에서 체중증가 응답비율이 높았다.

체중이 늘어난 원인으로 ‘일상생활 활동량 감소’를 가장 많이 꼽았는데, 회사원의 경우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학생들은 원격수업을 하면서 최소한의 운동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운동량도 감소했고 식이변화를 꼽은 응답도 눈길을 끌었다.

실내 체육활동도 마스크 착용 때문에 쉽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며 배달음식을 집에서 시켜 먹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어 확찐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성인 확찐자만 우려할 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소아비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아비만은 유아기에서 사춘기 나이 때에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이상인 경우에 해당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대개 이 때의 아이들은 부모의 식습관을 따르기 때문에 어른이 살이 찌면 아이도 살이 찌게 마련이다. 아이들도 등교를 하지 않는 팬더믹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 게임 등으로 보내는 시간은 늘어났을 것이다.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면 체중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예전에 어른들은 “아이들이야 뚱뚱해도 자라면서 다 키로 가니까 걱정할게 없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그렇지 않다. 더 걱정해야 한다. 성인 비만의 경우 지방 크기가 커지는 것이라면, 소아비만은 세포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인비만은 풍선 개수는 그대로이면서 풍선이 부푼 것이라면, 소아비만은 풍선개수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풍선 100개인 성인이 살이 쪄서 풍선개수가 2배가 되면 200개이지만, 세포가 늘어나 500개를 가진 소아의 풍선이 2배가 되면 1000개가 된다.

세포개수가 많아지면 금방 살이 쪄는 구조가 된다. 게다가 성인들은 본인 의지로 살을 빼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동기부여도 적은 편이다. 그러다가 스스로 비만을 인지했을 때는 정서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는 한다.

소아비만의 50~80%는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소아비만을 잘 조절해주지 않으면 성인비만으로 굳어진다는 의미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유발요인이면서 아이들의 성호르몬 및 생식기 질환을 가져오기도 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대표적인 게 성조숙증이다. 의학적으로 여자 어린이는 만 8세 미만, 남자어린이가 만 9세 미만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여섯 살 여자어린이가 가슴 몽우리가 발달했거나 초경을 경험했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자료를 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성조숙증으로 진료 받은 어린이 환자 수가 6400명에서 2만8000명으로 늘어났다. 5년간 4.7배나 증가한 것인데,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이 숫자는 더 늘어난 것 아닌지 우려된다.

소아비만을 치료하려면 부모의 개입이 절대적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 졌어요’ 같은 어린이 습관개선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결국 아이가 달라지는 것은 부모의 태도가 변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소아비만의 경우 부모의 식습관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학교에서도 소아비만 개선을 위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도입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말로만 아이들이 미래의 주인공이 아니라, 어른들이 도와주고 이끌어줘야 하는 게 슬기로운 자세이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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