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정말로 오묘하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이 몇 시간을 대화해도 의미가 엇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말을 하지 않는 동작 몇 개로도 정확한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무언극은 전세계적으로 언어와 연령과 인종을 떠나서 모두가 즐겨보는 연극의 한 종류로 말없이 몸짓과 얼굴의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극인데 때로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한다. 영어로는 mime, pantomime, dumb show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보자. 무언극은 “18세기 영국에서 전막의 연극이 끝난 뒤 추가로 공연된 연예물로서 일반적으로 짧은 희극이거나 소극 또는 팬터마임인데 이같은 연예물들은 신고전주의 연극의 엄숙함을 줄이고 상연 프로그램을 관객들에게 좀더 흥미있게 만들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음악, 노래, 춤을 포함한 긴 연극 프로그램은 18세기 들어 20년 동안 발전했는데, 주로 링컨스인필즈에서 존 라치가 드루어리 레인 극장과 경쟁하기 위해서 촉진시켰다. 정규 프로그램에 촌극을 덧붙인 것은 노동자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이들은 일찍 시작되는 공연을 놓쳐 일반적으로 5막극에서 3막이 끝난 뒤에 할인가로 입장이 허락되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1747년 이전에는 보통 구작을 공연할 때 같이 공연되었으나 그뒤에는 거의 모든 신작들이 공연될 때에도 촌극 공연이 이어졌다. 가장 인기있는 촌극의 형식은 소극과 팬터마임이었지만(팬터마임은 일반적으로 고전적 주제와 코메디아 델라르테 인물들을 융합시킨 것) 다른 촌극들도 이따금씩 공연되었다. 여기에는 행진, 벌레스크 음악, 발라드 오페라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발라드 오페라는 1728년 존 게이의 〈거지의 오페라, Beggar's Opera〉가 성공을 거둔 뒤 인기가 높아졌다.

흔히 마임 배우들은 흰색 화장에 까맣게 칠하고 얼룩 가로무늬의 옷을 입는다. 마임은 무언극과 연기하는 배우를 지칭하는데 팬터마임은 배우들이 하는 무언 연기를 의미한다. 마임은 두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B.C 5세기경에 시칠리와 남이탈리아에서 생겨난 무언의 조악한 사실적 광대극으로 일상의 사건이나 신과 영웅들을 다루었다. 다른 하나는 대화가 배우의 몸짓과 표정으로 대치된 극으로 오늘날 무언의 마임으로 계승되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렇다면 전 세계를 행동 하나로 웃겨주는 ‘무언극/ 팬터마임(pantomime)’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pantomime’은 ‘pas(각각, 모든)와 ‘mimeomai(흉내내다)’ 혹은 ‘panto-(모든)’와 ‘mimos(모방자, 배우)’가 합성된 고대 그리스어 ‘pantomimos(무언극, 배우)’가 라틴어로 유입되어서 ‘pantomīmus’가 됐다. 고대 그리스에서 ‘pantomime’은 원래 ‘플루트 연주 같은 기악과 노래 묘사를 동반하여 모든 것을 모방하는 사람들’을 의미했다. 하지만 후에는 연기 그 자체에만 적용되었다. 이 라틴어 ‘pantomīmus’가 17세기경 ‘pantomime’이 되면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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