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무릇 약(藥)이란 병이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물질인데, 이른바 다이어트약도 치료제로 생각하는 것일까.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살찌는 사람이 늘어난 탓인지 다이어트약 복용사례도 증가했다니 말이다.

국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마약류 비만약(다이어트약) 처방 자료’에 따르면, 다이어트약의 대표격인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암페르라몬,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등의 공급은 2018년 2억4128만개에서 2019년 2억4812만개, 2020년 2억5665만개로 계속 증가 추세라고 한다.

1인당 다이어트약을 처방 받은 일수도 2018년 하반기(7~12월)엔 평균 81.8일치였는데, 2019년엔 116일치, 2020년에는 112.3일치 등으로 연간 석 달 넘게 다이어트약을 먹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다이어트약 2억 개 넘게 공급됐다는 것은 누군가 그만큼 복용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1억 개 이상 팔리면 일반적으로 인기제품으로 꼽히고 있는데, 다이어트약도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런데 다이어트약은 마약류로 분류되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이어트약에 대해 개인별로 용량을 조정해 4주 이내 처방하되, 추가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총 처방기간은 3개월은 넘지 않게 하라고 정해두고 있는 상태다.

다이어트약을 오·남용했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혈압이 상승하고 장기 복용할 경우 심혈관계 질환이나 우울증, 신경질환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자칫 우울증 악화로 자살 충동까지 생길 수 있다. 본인도 제어할 수 없는 의존증이 생기고 건강도 피폐해 질 수 있는 게 다이어트약의 폐해다. 그런데도 일부 수요자들은 더 효능 강한 쎈 처방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쎈 약일수록 건강과는 상충되게 마련이다.

살이 쪘다는 것은 늘 하던 습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살을 빼려면 예전의 좋은 습관으로 되돌아가야 하는데, 빨리 빼려고 다이어트약의 유혹에 넘어가면 그야말로 쉬운 길을 선택하는 꼴이 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습관을 되돌리거나 바꾸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것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나지 않은 운동을 해야 하기도 하고, 밤에 맛나고 달콤한 음식도 참아내야 한다.

다이어트는 체중이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것을 반복하는 요요현상 발생률이 높은 질환이라고 하는 것도 생활습관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약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고쳐야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도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생각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귀찮고 힘든 과정보다 쉽고 빠른 방법을 선택하면 악순환으로 빠져들기 마련이다.

다이어트는 전문가 도움을 받고 누가 옆에서 코치를 해주면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개인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시기인 만큼 이참에 다이어트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하게 된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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