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탑로직

[미디어파인 칼럼=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최근 다시 이슈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성범죄다. 지난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적인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이 징역형을 확정받으면서 다시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 덕분에 과거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방대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은 편리해지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N번방과 같은 범죄 방식의 다양화라 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암호화된 메신저를 사용하는 SNS 텔레그램을 통해 N번방을 만들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요즘에는 현실세계를 동일시 구현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의 디지털 캐릭터 아바타를 사용해 하나의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메타버스를 이용한 신종 범죄들까지 디지털을 이용한 성범죄가 진화하고 있다.

물론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인식에 많은 변화가 찾아오기도 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형법 성폭력 처벌법 청소년 성보호법 등 관련 법들이 개정됐고, 불법 촬영물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소지, 구매, 시청하는 것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미성년자 강간 연령 기준을 13살에서 16살로 상향 조정,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범죄도 강화하고 신고 포상제를 도입하는 등 처벌에 대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각종 여론에서는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한 가해자들과 그에 따른 처벌에 관련된 이야기만 자세하게 나오고, 정작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비춰주지 않는다. 범죄가 생기면 가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피해자들이 입는 상처나 그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심한 편이다.

성범죄를 비롯한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들은 범죄사실을 알리고 동시에 가해자들에게 처벌의 의사표시인 고소의 권리가 있다. 문제는 형사고소는 단지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것에 그치고 그외 직간접적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 성관련 범죄 피해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그에 따른 피해자 지원 제도가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 좋은 소식이다. 다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방식의 성범죄 피해인 만큼 이러한 제도만으로는 피해자들의 상처를 모두 치유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내려진다고 해도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불법 성착취물이 어떤 형식으로 공유되고 있을 지 모르는 상황이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가해자 처벌에 이어 유포된 영상물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없애기까지 해야 한다. 정신적인 고통이 채 아물기도 전에 먼저 유포된 사진과 영상물들을 삭제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디지털을 이용한 신종 범죄가 생겨나면 그에 따른 신종 직업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의 관점에서 서서 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잊혀질 권리를 수호하는 ‘디지털장의사’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장의사는 인터넷상에서 퍼진 여러 자료들을 삭제해주는 일을 한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초기에 빠른 대응만 이뤄지면 2차 3차 피해를 피할 수 있는 만큼 혼자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디지털장의사들의 도움을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누구나 손쉽게 불법촬영물이나 성착취물에 접근할 수 있는 요즘,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도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 심각한 성범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탑로직 디지털장의사 대표 박용선

[박용선 탑로직 대표이사]
-가짜뉴스퇴출센터 센터장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사)사이버1004 정회원
-인터넷돌봄활동가
-서울대 AMPFRI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고려대 KOMA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마케팅 애널리틱스학과 대학원 졸업
-법학과 대학원 형법전공
-전)(사)희망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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