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일 변호사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로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민사소송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우자 외도에 대한 형사고소가 불가능해졌다 하여 상간자의 민사적 책임까지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공직자나 정치인, 공기업 종사자, 교원 등의 직종에 종사한다면 외도 사실이 상당한 불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데, 공직자의 불륜 의혹과 내연녀 폭행의혹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이들 정치인이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배우자 외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려면 확실한 불륜증거수집이 필요한데, 증거수집에 대한 법적 노하우 없이 감정만 앞서다 보면 낭패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배우자 외도에 대한 심증을 품고 있다면 분노를 잠시 억누르고 불륜 증거수집 방법에 대해 변호사에게 상담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불륜 증거수집을 목적으로 상대 배우자의 휴대폰을 몰래 열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불륜 배우자는 복수의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잠금 패턴을 자주 바꾸고 상간자 전화번호도 눈에 띄지 않는 이름으로 저장하는 것이 보통이라 잠깐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휴대폰 잠금 장치를 몰래 풀어보는 행위는 위법성조각사유의 요건을 갖추지 못 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위반죄에 해당하며, 본인이 참여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다면 벌금형 선고가 불가능한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로 처벌되기에 신중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간자와의 카카오톡 등 메시지 내용이 배우자 외도의 결정적인 증거라 할 수 있지만, 합법적인 방법으로 불륜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운 대상이므로 법적 도움이 필요하다. 우선 해당 메신저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서버에 저장된 기록을 법원에 사실조회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만, 통신사업자가 고객의 메시지 내용을 저장할 법적 의무는 없기에 증거수집에 성공할지 여부는 불확실한 때가 많다.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배우자 외도 증거로 확보하려면 상대방 또는 상간자의 휴대폰에 대한 데이터복원 감정을 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법원을 통해 해당 휴대폰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소 제기 전에 해 둘 필요가 있다.

굳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세세히 밝히지 않고 수발신내역에 대한 법원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도 불륜소송에서 승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업무상 연락 또는 동창회 등 모임에서 몇 번 연락한 것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경우 잦은 문자수발신 내역과 불일치함을 주장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되기 이전 시기에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심야시간대에 수발신 기록이 집중되어 있다면 변호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위자료청구소송 및 상간자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할 여지가 충분하다.(남양주 남헌법무법인 안상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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