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이성우의 세계와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가져오는 비극에 대한 사회과학적 발견은 이론으로 잘 정리되어있다. 내쉬균형점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하려는 결정을 내리면 사회 전체가 가지게 되는 이익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중요한 발견이며, 수학적으로도 증명되었다.

공유지의 비극은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이용하는 목초지는 목동들이 저마다 자신이 키우는 소나 양을 살찌우려고 남용하게된다. 소를 살찌우는 비용은 사회에 전가할 수 있고 살찐 소를 통한 이익은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유지가 지속가능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남획한 결과 목초지는 파괴되고 다시 풀이 자랄 수 없는 황무지가 되어 버린다. 이로서 공동체는 생산기반이 붕괴되는 파국을 맞이한다.

안보딜레마는 국가차원의 이기심이 가져오는 비극이다. 무정부 상태의 국제사회에서 주변국의 침략을 우려하여 자국의 안전을 도모하기위해 주변의 라이벌 국가보다 더 많은 군비를 보유하려고 노력하는 군비경쟁을 펼치게 된다. 무기를 축적하려는 무한경쟁의 결과는 당사국의 전쟁이라는 국제적 파국으로 이어지거나 과도한 비용지출로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경제 파탄이라는 국내적 파산으로 이어진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리셤의 법칙도 이기심이 만들어내는 화폐경제제도의 기능마비를 의미한다. 같은 금액을 표시한 동전 중에서 금속성분이 충실한 양화와 부실한 악화가 개인의 손에 들어가면 거래를 할 때 양화는 집에 저장하고 악화를 사용하게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이론들은 다양한 정책결정, 공유지 사용, 화폐제도, 국가안보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공통점은 개인의 이기심이 제도를 무너트리고 결과적으로 회생불능의 상태로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은 스스로 멈출수 있는 제어장치가 없기 때문에 이기심으로 시작된 위기는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처럼 인간의 탐욕으로 쌓아 올린 파국은 낡은 질서의 상당부분을 파괴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하는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케인즈는 "폭풍의 한가운데서 그저 폭풍이 지나가면 파도는 잠잠해질 것이란 설명만 한다면 경제학자들의 연구는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비단 경제학 뿐 아니라 다른 사회과학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에서는 실업과 인플레 국제정치학에서는 전쟁과 같은 폭풍이 지나가면 모두 죽거나 파괴되고 나면 세상이 다시 잠잘해질 것이란 설명만 한다면 학문이 인간의 불행을 외면하는 것이다. 사회적 현상에 관해 인간의 욕심도 날씨를 변화시키는 태양처럼 사회과학적 변화의 핵심으로 변하지 않는 실체이다. 그래서 인간의 이기심에 의한 파국적 상황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케인즈가 전하는 경구의 핵심은 폭풍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찾을 수는 있지만 폭풍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이든 정치학이든 모든 학문은 파국을 해쳐나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지만 파국을 방지할 수는 없다. 불행히도 사회구성원이 집단적으로 개인의 욕심을 억제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일어날 일은 반듯이 일어난다. 다가오는 2022년에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생겨난 거대한 파국 –코로나19, 중국 헝다 발 경제위기, 미중패권경쟁- 앞에 우리가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커진다.

자연과 환경의 남용은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질병으로 낳았고, 모든 사람은 불로소득을 위해서 투기를 서슴치 않으며, 모든 나라는 상대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무한경쟁에 나선다. 인간의 이기심이 스스로 제어되지 않는 한, 연착륙은 없고 파국이 있을 뿐이다.

▲ 이성우 박사

[이성우 박사]
University of North Texas
Ph. D International relations
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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