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분양계약 당시와 달리 실제로 분양 후 입주해보니 건물에 기둥이 설치되어 있거나 상가 바로 옆에 실외기 등이 설치되어 있어 분양받은 상가의 가치가 떨어진 경우, 수분양자는 과연 어떤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분양자 등을 상대로 실외기 철거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를 하거나, 사기분양이라는 취지로 형사고소를 일응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사기분양의 성립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고, 철거청구 역시 인용받기 쉽지 않아, 일반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최근 분양계약 당시에는 몰랐던 실외기로 인해 소음과 진동 피해를 본 상가주인에게 분양시행사가 1억원대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는 2016년 5월 분양계약 시행위탁사인 포스코오앤엠과 계약을 맺고 서울의 한 건물 1층 상가를 6억 6,500여만원에 분양받아 2018년 2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카페를 운영했습니다.

A가 상가를 분양받을 당시 제공된 평면도 등에는 상가 외부 벽면이 유리이고, 외부에 나무로 된 데크가 설치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실제로는 상가 바로 옆에 냉온풍기용 실외기가 설치돼 상당한 소음과 진동을 발생시키고 있었습니다.

이에 A는 "실외기 때문에 소음과 조망 등 여러 면에서 손해를 입고 있다"는 취지로 건물관리업체 포스코오앤엠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 포스코오앤엠 측은 "실외기의 존재로 수인한도를 넘는 소음 피해나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조망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 상가가 처음 설계될 당시부터 실외기의 존재를 A에게 알렸다. 실외기는 A의 전유부분이 아닌 건물의 공용부분에 적법하게 설치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2단독은 A가 분양시행사인 포스코오앤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1억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습니다(2018가단5272165).

▲ 사진 출처=픽사베이

재판부는 "공용부분에 전체 입주민을 위해 일부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조망을 저해하는 시설물이 설치될 수도 있고, 상당한 수인한도 내에서는 그에 따라 발생하는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경우가 있지만, 시설물이 원래 예정됐던 장소가 아니라 다른 장소로 부득이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에 따라 실제 설치될 시설물로 일부 수분양자가 손해를 입을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시설물을 옮겨야 하는 상황과 예상 피해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거나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후,

"A로서는 상가 유리 벽면 바로 옆에 실외기가 위치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상식적으로 봐도 실외기가 벽면 바로 옆에 대부분의 면적을 가리며 위치할 것이었다면 유리 벽면이 아닌 견고하게 막힌 다른 재질의 벽면으로 설계했어야 마땅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실외기의 존재로 발생하는 소음은 주변 암소음의 정도와 비교해서 상당한 수준, 상가의 분양가 하락 정도는 감정 결과를 고려해 약 24.43%인 1억 6,200여만원이지만, 집합건물의 경우 다수 세대의 공동 이용으로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 감정결과의 70%인 1억 1,300여만원을 손해액으로 제한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위 판결은 공용부분에 전체 입주민을 위해 일부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조망을 저해하는 시설물이 설치된 경우,

첫째, 그에 따른 피해는 “수인한도”를 초과한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

둘째, 시설물이 원래 예정됐던 장소가 아니라 다른 장소로 부득이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에 따라 실제 설치될 시설물로 일부 수분양자가 손해를 입을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시설물을 옮겨야 하는 상황과 예상 피해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거나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한 후,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 사안에 들어가서,

A로서는 상가 유리 벽면 바로 옆에 실외기가 위치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상식적으로 봐도 실외기가 벽면 바로 옆에 대부분의 면적을 가리며 위치할 것이었다면 유리 벽면이 아닌 견고하게 막힌 다른 재질의 벽면으로 설계했어야 마땅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상가의 분양가 하락 정도는 감정 결과를 고려해 약 24.43%인 1억 6,200여만원이지만, 집합건물의 경우 다수 세대의 공동 이용으로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 감정결과의 70%인 1억 1,300여만원을 손해액으로 제한하였습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시설물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설명하고 동의를 받거나 피해를 보상하는 등 그 주의의무가 가중된다는 점, 나아가 손해배상액의 인정에 있어서 집합건물의 경우 공동 이용으로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므로 손해액이 제안된다는 점이라 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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