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민법 제356조(저당권의 내용) 저당권자는 채무자 또는 제삼자가 점유를 이전하지 아니하고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자기채권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제357조(근저당) ① 저당권은 그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하여 이를 설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그 확정될 때까지의 채무의 소멸 또는 이전은 저당권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채무의 이자는 최고액 중에 산입한 것으로 본다.

제360조(피담보채권의 범위) 저당권은 원본, 이자, 위약금,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및 저당권의 실행비용을 담보한다. 그러나 지연배상에 대하여는 원본의 이행기일을 경과한 후의 1년분에 한하여 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제369조(부종성) 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시효의 완성 기타 사유로 인하여 소멸한 때에는 저당권도 소멸한다.

저당권의 일종으로서 채무자와의 계속적 거래계약 등에 의해 발생하는 불특정 채권을 일정액의 한도에서 담보하는 저당권을 근저당권이라고 합니다.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저당권도 소멸하는데, 근저당권은 일정한 범위에 속하는 피담보채권을 정해 두면 그 채권이 소멸해도 근저당권에는 영향이 없고, 그 후에 해당 채권이 다시 발생하면 그 채권은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최근 근저당설정자와 근저당권자가 합의로 채무의 범위나 채무자를 추가·교체하는 등 피담보채무를 변경한 때에는 변경된 채무가 근저당권에 의해 담보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OO 경매사건을 담당한 OO법원은 1순위 근저당권자로부터 근저당권과 피담보채권을 경매절차에서 양수한 B사에 채권최고액 전액을 배당하고 2순위 근저당권자인 A사에 채권최고액 중 일부를 배당하는 배당표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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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는 근저당권 설정일 당시의 대출채무만 포함되는데도 그 이후 추가된 피담보채무도 포함시켜 채권최고액 전액을 배당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B사를 상대로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 2심 법원은 근저당권 설정 당시의 채무만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로 보고 배당표를 바꾸었습니다.

대법원 민사3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제기한 배당이의소송에서 "경매사건에 관해 법원이 작성한 배당표 중 B사에 대한 배당액 59억 4072만 7494원을 54억 9844만 9893원으로, A사에 대한 배당액 13억 5772만 2399원을 18억원으로 각 경정한다"는 취지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2021다255648).

재판부는 "근저당권은 피담보채무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해 설정하는 저당권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 근저당설정자와 근저당권자의 합의로 채무의 범위 또는 채무자를 추가하거나 교체하는 등으로 피담보채무를 변경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변경된 채무가 근저당권에 의해 담보된다"고 전제한 후,

"후순위저당권자 등 이해관계인은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에 해당하는 담보가치가 근저당권에 의해 이미 파악되어 있는 것을 알고 이해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이러한 변경으로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담보채무의 범위 또는 채무자를 변경할 때 이해관계인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고, 등기사항의 변경이 있다면 변경등기를 해야 하지만 등기사항에 속하지 않는 사항은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변경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근저당권설정자와 근저당권자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 근저당권설정 변경계약을 통해 피담보채무를 추가하기로 합의했는데, 변경 당시 후순위저당권자인 A사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피담보채무의 범위는 부동산등기법 제48조, 제75조 2항에서 정한 근저당권의 등기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당사자 합의만으로 피담보채무를 추가하는 변경의 효력이 있으므로 추가한 대출채무도 피담보채무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 민법은 담보물권으로 유치권, 질권, 저당권 세가지를 인정하고 있고, 이 담보물권의 특징중 하나가 부종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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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담보채권이 발생하지 않으면 담보물권도 발생하지 않으며 또 채권이 소멸하면 담보물권도 당연히 소멸하는, 소위 채권에 의존하는 성질을 부종성이라 합니다.

근저당권은 그 개념상 일반적인 저당권과 달라, 다음의 3가지 점에서 일반저당권과 다른 특징을 가집니다. 특히 부종성이 상당히 완화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첫째, 근저당권은 장래 증감변동하는 불특정채권을 담보하는 점에서 장래의 특정의 채권을 담보하는 일반저당권과 다릅니다.

둘째, 일반저당권에서는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저당권도 소멸하지만, 근저당권에서는 일정기간 동안 채무가 0이더라고 저당권은 결산기까지 그대로 존속하고 기간 내에 채무가 다시 발생하면 그 채권을 담보하게 됩니다.

셋째, 일반저당권에서는 민번 제360조에 의해 피담보채권의 범위가 정해지지만, 근저당권은 장래의 불특정채권을 최고액을 한도로 하여 담보합니다.

위 대법원의 태도에 따른다면,

첫째, 근저당설정자와 저당권자는 피담보채무 변경 때 후순위 저당권자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

둘째,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는 근저당설정자와 저당권자 사이의 변경합의의 효력이 결국 후순위 근저당권 등에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는, 선순위 근저당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기에, 채권최고액 만큼은 공제하고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여야 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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