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은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시험, 면접과 같이 특별히 긴장할 만한 일이 없는데도 일상생활 속에서 가슴 두근거림이 느껴진다면, 불안함은 더욱 가중되고 혹시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기 마련이다. 혹시 내가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기도 하며 평범한 일상 생활 속에서 조차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심리적 동요로 인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두근거림이나 긴장, 막연한 불안 증상은 신체의 자율신경 조절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데, 자율신경계의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균형이 깨지며 나타나는 자율신경실조증이 원인일 수 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구분된다. 교감신경계는 긴장되는 상황에 처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질 때 활성화되는데,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는 길항작용을 통해 제어되고 균형을 유지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맥박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며, 호흡수가 증가하고, 동공이 확대된다.

한편,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가 되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는데, 동공이 작아지고, 심장 박동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맥박수가 감소하며, 소화효소의 분비가 활발해져 소화기능이 촉진된다. 이처럼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는 필요에 따라 조절되며, 자율적으로 균형을 맞춘다.

자율신경계는 내분비계와 함께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기 및 생식기관, 동공 조절, 체온 조절 등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교감신경계 또는 부교감신경계의 조절기능이 떨어지고 균형을 잃게 되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자율신경실조증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밤 늦게까지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현대사회에서는 교감신경계가 과활성화되고, 이러한 과활성화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자율신경계의 조절기능이 상실되는 것이다.

자율신경실조증을 개선하려면, 과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불균형을 완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킬 수 있는 심호흡이나 명상, 걷기나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낮에 충분히 햇볕을 쬐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과로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불균형 극복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파킨슨증후군, 자율신경성 다발신경병증 등 신경계 질환이나 허혈성 심질환, 심장판막이상 등 심장 기능저하 등으로 자율신경계 기능이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 식후 저혈압, 미주 신경성 실신, 기립성 빈맥 증후군 등의 자율신경 기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치료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치료 후에는 일상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불안한 상황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났음에도 오랫동안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불면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신경계 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을 때 자율신경 기능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이상을 느꼈다면 자율신경기능의 저하는 아닌지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해븐리병원 신경과 이성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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