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식 박사

[신수식 세상 읽기] 요즘 대한민국은 세계경제위기와 불황, 이로 인한 내수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삶에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들은 가질 수 있는 그 어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고 그저 막막함과 답답함만 대한민국사회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을 또 한번 분노하게 하고 있는 사건이 바로 이명박 전대통령의 회고록 공개가 가져온 공분일 것이다.

이명박 전대통령이 1월 30일에 그가 재임시절 비화를 공개한 회고록의 집필을 공개함으로써 그 내용과 관련된 청와대, 정치권을 비롯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지닌 영역이 신구정권, 친이친박의 대립이니 갈등이니 충돌이니 하는 단어를 사용하며 언론이 여론을 쟁점화시키고 있고 야당도 이에 끼여 들기를 하며 몹시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 닥친 위기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정치적 대립과 갈등에 국민들 대다수는 사는 것이 힘들기에 더 짜증스러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국민이 이번 회고록 공개사건과 관련해서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이고 있는지, 왜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는 국가와 사회가 어떤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결국 국민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국정을 담당했던 인물이 자신의 국정경험이 국정의 연속성을 위해 다음 정부에 참고가 되도록 회고록을 집필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전직 국가지도자들이 회고록을 집필하였고 이를 통해 많은 유익한 변화, 개혁을 만드는데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이 이명박 전대통령의 회고록 집필과 이의 내용에 대한 공개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할 사안은 결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명박 전대통령의 회고록 그 자체가 담고 있는 내용이 최근 국가지도자들 간에 있었던 내용을 적나라하게 공개함으로써 국가간 외교문제는 물론 국제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그 파장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점이며 국제사회에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적으로 자신의 임기 동안 경제는 제자리걸음하였고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의 잘못으로 엄청난 국가부채를 만들었으며 언론의 장악으로 관치언론을 만들어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후퇴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을 동원해 대선에 개입함으로써 헌정질서를 유린해서 국기를 문란하게 했던 것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실정으로 대한민국은 국제적으로 웃음거리, 망신거리로 전락시킨 사람이 무슨 명분과 양심으로 그리고 무엇을 국정의 연속성을 위해 회고록을 집필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도 또 이해가 가지도 않는 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회고록에 대해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상식과 양식이 있는 우리국민 대다수는 필자의 분노와 같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전대통령은 국정은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면 책임자들이 모두 바뀌니까 제대로 전달이 안되고 단절이 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헛웃음을 금할 수가 없고 참으로 한심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아닌가? 그는 노무현정권이 진행해 온 모든 것을 무시했고 그 반대로만 추진했으며 이를 시중에서는 노무현 정책과 반대로만 한다는 유행어가 나돌았을 정도였는데 국정의 연속성을 운운하다니…..

국정을 책임질 기본적인 자질과 능력이 없는 자의 거짓말에 속아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국가발전과 사회발전에 역행하고 국민과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암울하게 한 결과에 대해 책임은 과연 스스로 없다는 것인가? 모든 것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물론 국민의 몫이다. 필자는 이번 회고록 사태를 통해 국민들에게 너무 많은 비용과 대가를 지불하게 했지만 앞으로 국정을 책임질 지도자를 선출할 때는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나 좌우의 이념, 포퓰리즘적 선동정치 등에 치우치거나 좌우되지 않고 제대로 지도자감을 검증하는 계기의 교훈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여기서 필자는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할 야당 및 야권의 책임이 이명박 전대통령보다 더 크다고 평가하고 싶다. 아무리 국민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자신들은 스스로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경쟁자들의 잘못을 이용해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자들이 무슨 자격으로 경쟁자의 잘못을 질타하고 비난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 입을 다물라! 부끄럽지 않는가! 곧 이명박 전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출간한 데 대응해 이명박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MB의 비용’이란 제목의 책이 출간된다고 한다. 이 전대통령의 회고록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자화자찬을 늘어놓자 이에 맞서 이 전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기록한 책이 나오는 셈이란다. 공교롭게도 일부 공개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전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2월 2일 정식으로 출간되는 바로 다음날인 2월 3일에 출간될 것이라고 한다. 일부 전문가 및 지식층을 중심으로 이명박정권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하고 있는데 정치권의 야권은 지금까지의 정치적 행태에서 볼 때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길 뿐 국민도 국가도 없고 정치는 자신들과 패거리들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뿐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정치적 행태를 하고 있으면서 상대를 비난할 자격이 과연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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