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원장
김재욱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어떤 질환으로 병원을 찾든 만병통치약처럼 '충분한 숙면'이라는 처방이 내려질 만큼 인체 건강에 잠은 매우 중요하다. 심지어 피부 노화, 탈모 예방 등 동안 유지에도 숙면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현대인은 코골이, 불면증 등 다양한 수면장애 위험에 처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숙면은 신체 회복, 에너지 비축, 호르몬 분비, 기억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7~8시간 숙면이 필요하지만 현대인은 이를 다 채우지 못하거나 양질의 잠이 아닌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나 음주 등으로 일시적으로 수면장애를 겪을 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과정이 반복되면 수면 리듬이 깨지면서 아예 정상적인 수면이 안 돼 불면증, 우울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또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도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수면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로 인해 학업 및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 인지기능 장애, 치매 등의 유병률을 높인다. 따라서 조기에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하나 문제는 환자 스스로가 수면장애 여부, 원인을 인지하기 어려워 만성 또는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가족 중 코골이 등 수면장애 증상이 있거나 낮에 졸리는 기면증, 만성 피로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 가족의 적극적인 도움도 중요하다.

수면의 질이나 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가장 표준화된 검사로 램수면 장애, 수면 중 무호흡 종류와 빈도, 코골이, 심전도, 산소포화도, 수면자세 등 수면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밖에 증상에 따라 비 내시경 등 이비인후과적 검사, 다중수면잠복기 검사 등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주원인이라면 수면 시 호흡을 원활하게 만드는 구강 내 삽입장치 또는 양압기가 도움이 된다. 대신 비만이 있으면 수면장애 치료가 어려우므로 체중 감량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비강 구조 이상은 기도를 넓혀주는 레이저 수술로 개선할 수 있다.

더불어 수면습관 개선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낮에 피로해도 낮잠은 30분 이내로 제한하고 저녁 시간에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 폭음, 흡연, 과도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주말에 몰아서 잠을 보충하는 습관도 올바른 수면을 방해하므로 삼가야 한다. 자기 전 5초 정도 숨을 들이마셨다 동일하게 내쉬는 심호흡도 몸의 이완과 안정감을 유도해 수면을 도울 수 있다.

이처럼 수면장애는 만병의 근원이지만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수면검사, 기면증 및 양압기 치료 등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확대해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수면장애 환자 역시 경각심을 갖고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부산 베스트이비인후과의원 김재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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