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필자는 햄버거를 상추쌈에 비교를 많이 한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양상추 위에 구운 양파와 마늘, 고추와 된장, 밥 한숫갈, 그리고 불판 위에서 먹음직스러운 크기로 잘라 바삭하게 구운 삼겹살을 올려 완성한 상추쌈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군침흘리는 레시피일 것이다. 방금 토스팅한 쫄깃쫄깃한 빵 위에 아삭아삭하고 싱싱한 양상추와 빨갛고 윤이 흐르는 토마토, 적당한 수분과 단맛이 나는 양파와 새큼하고 침샘을 자극하는 케찹과 먹음직스러운 크기로 고기를 떼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한 입 배어물었을 때 육즙이 흘러나오게 구운 소고기패티를 올려 완성한 햄버거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추쌈이 주는 건강한 이미지와는 반대로 햄버거는 정크푸드의 인상이 강하다.

▲ [Teddy’s Bigger Burger in Hawaii]

보통 햄버거를 정크푸드로 분류하면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것은 나트륨일 것이다. 마치 햄버거의 나트륨이 가장 높은 것처럼 취급당하지만, 버거킹의 와퍼의 경우 약 800mg이고, 맥도날드의 빅맥은 약 1,000mg 정도가 된다. 반대로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라면의 경우, 최소 1,900mg로 거의 2배에 해당하고 된장찌개(400g)도 나트륨이 2,000mg, 짬뽕 1인분(1,000g)의 경우 4,000mg 정도가 들어있다는 점을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양에 해당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패티를 통한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이다. 같이 먹는 탄산음료와 후렌치후라이가 각각 높은 당성분과 포화지방산으로 인해 문제가 될 여지가 많은 편이지만, 햄버거는 샌드위치와 본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재료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두 제품이 전달하는 인상은 매우 상이하다. 그 이유는 뭘까? 그건 햄버거 재료의 생산과정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클 것이다. 또한 각종 뉴스에서 햄버거를 정크푸드로 분류하고 각종 성인병, 청소년들의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생성된 정크푸드 인상 또한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제품 개발자 시절에 햄버거 재료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 믿을 수 있는 것인가? 특히 패티의 재료는 무엇일까? 과연 100% 쇠고기 패티로 만들까? 에 대한 궁금한 점이 많았다. 햄버거에 대해 아마 패티를 닭머리를 갈아서 만든다는 괴담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그런 소문이 진실처럼 느껴졌고, 그런 부분이 현재까지 이어져 불신이 지속된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햄버거 개발 업무를 맡은 후 나는 조금 더 나아가 불에 직접 굽는 패티와 철판에 눌러서 구운 패티는 어떤 맛이 차이가 날까? 라는 식의 질문을 던지고 테스트를 하고, 다양한 형태의 패티를 테스트 생산하고 시식해본 적이 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칼럼에는 햄버거 재료 중 가장 중요한 재료이자,  큰 이슈 거리이자, 중요한 맛 전달자인 소고기 패티의 품질 및 조리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100% 순쇠고기 패티는 믿을 수 있을까?

우리는 100% 순쇠고기 패티라는 메세지가 친숙하다. 아마 광고를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햄버거의 속성을 강조할 때 꼭 내세우는 제품의 Unique Selling Point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믿고 먹어도 될 것 같다. 유명 브랜드에서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온 청정우를 냉동상태로 수입하고, 적법한 상태로 패티를 만든다. 원산지 표기 의무제 이후 매장에서도 확인가능하다. 다만 광고처럼 처음부터 순쇠고기 100%만을 사용하여 패티를 만들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조리전 햄버거 패티는 최소 20%에서 25% 정도까지의 지방이 포함되어 있다. 20%보다 적으면 고기가 타고, 25%보다 많으면 과다지방

▲ [Ground Beef Patty, healthyfastfood1000에서 발췌]

으로 인한 주방의 화재 위험이 생겨 품질과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노하우이자 기술이라 할 수 있다. 100% 순쇠고기 패티라는 부분이 순쇠고기만을 사용한 패티라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는데, 살코기와 지방을 일정한 비율로 섞어서 패티를 생산한다고 보면 되고, 100% 순쇠고기 패티를 사용하여 조리한 것이 아닌 조리 후 100% 순쇠고기 패티가 된다로 이해를 하면 편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왜 살코기와 지방이 따로 있지라는 생각을 한 분도 있을 것이다. 보통 쇠고기의 도축 과정에서 각 부위별로 해체를 한 후 뼈에 붙어있는 짜투리 고기가 프랜차이즈 패티의 주 재료가 된다. 이 과정에서 살코기와 지방을 별도로 분리하는 것이 더 작업하기 좋고, 패티 생산과정에서 효과적인 제품 컨트롤을 위해서 대부분 별도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런 부분육을 사용하는 것이 제품의 원가를 떨어뜨리는 역할도 한다. 반면 일반 수제 햄버거 레스토랑은 프랜차이즈의 방식을 따라하기는 힘들다. 이유는 이러한 살코기와 지방은 외국에서 컨테이너 단위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즉 어느정도 규모가 되지 않으면 운영하기 힘들다. 따라서 수제 햄버거 레스토랑은 일반적으로 다진 쇠고기로 직접 갈던지, 또는 간 쇠고기를 납품받아서 사용한다.

▲ Master Butcher Ben Andrews at the NSCC's Akerley campus on Thursday. (TIM KROCHAK / Staff)2

2. 패티를 스매시하다!!

불고기 요리 중 바싹불고기라는 메뉴가 있다. 저지방 소고기 부위를 잘게 썬 다음, 골고루 편 상태에서 얇게 굽는다. 양념을 바르고 숙성시킨 고기를 구리석쇠판에 올려 참숯 위에서 굽는다. 부드럽지만 숯불의 향과 쫀듯함, 그리고 기존 불고기에서 느낄 수 없는 바삭한 맛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미국 동부의 햄버거 대표 주자인 쉑쉑버거 패티의 특징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Smashed Patty라고 부르는 이 형태는 바싹불고기처럼 겉이 바삭한 느낌을 주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패티를 굽는 과정 중 넓은 플레이트로 패티를 꾹 눌러 면적을 넓혀 겉을 바삭하게 하고, 카라멜화하여 단맛을 강화시키는 방식이다.

▲ [스매쉬형태의 패티 조리 방법 : The Food Lab]

전통적인 햄버거 패티는 쇠고기 부위와 지방함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조리 방식은 별도의 물리적 힘을 가하지 않는 것이 스매쉬 스타일과 다른점이라 할 수 있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위, 아래를 굽고, 두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양념은 보통 소금과 후추만을 사용하는 것이 전통방식이다.

반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의 경우, 공장 라인에서 생산된 냉동패티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단어들이 조지오웰의 1984를 연상시킬 수 있지만, 좋은 맛과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공장 또한 HACCP와 ISO22000을 획득한 곳이 많아, 매우 위생적인 상태로 생산이 이루어지고 맛이 규칙적이기 때문에 실망할 확률이 적다. 공장을 방문하여 패티 만드는 과정을 볼 기회가 있다면, 수천개의 햄버거 패티가 생산되어 포장되는 과정에서 제품 신뢰도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재료는 공통적으로 청정지역인 호주와 뉴질랜드의 패티를 사용하고 있고,  필자가 속해있던 햄버거 브랜드도 동일하다 또한 제품 생산 라인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생산 전의 패티 상태, 원재료 품질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차이점은 조리방식일 것이다. 맥도날드의 경우 팬 위에 패티를 그릴하여 제품을 서빙하고 있고, 버거킹의 경우 브로일러라는 기기를 통해 불과 고온의 환경에서 패티를 조리한다. 많은 사람들이 버거킹의 패티를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는 매장에서 직접 불을 이용하여 조리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3. 맛있는 패티를 먹을 수 있는 브룩클린 더 버거 조인트

맛있는 패티를 먹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수제버거 레스토랑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서래마을에서 시작한 브룩클린 더 버거 조인트는 느끼하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두툼하면서도 부드럽고 육즙 가득한 패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햄버거가 자체에 화려한 기교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버거이다. 무술의 고수는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을 최고 경지로 끌어올린 사람을 말한다. 브룩클린 버거의 햄버거도 군더더기가 없고 한 입에 많은 재료를 느낄 수 있는 고수의 느낌이 나는 버거이다. 패티의 재료로 목심과 등심, 갈빗살, 양지 등의 부위를  사용하고 매장에서 직접 갈아 숙성하여 100% 쇠고기 패티를 완성한다. 패티는 고객 취향에 따라 굽는 정도를 결정할 수 있고, 중량은 140g과 200g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곳은 140g 패티는 스매쉬 타입으로 패티를 구워서 겉이 바삭한 맛이 나는 특징이 있고, 200g 패티는 정통 방식으로 조리하여 부드럽지만 중량에서 오는 두툼함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브루클린 웍스는 브룩클린 버거의 기본 플레이팅으로 즐겁게 쇠고기의 육즙을 즐길 수 있는 맛있는 버거이다.

▲ [브룩클린 버거 - 브룩클린 웍스]

4. 마치며

햄버거 비즈니스에 종사했던 마케터로서 언젠가는 패티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이번 칼럼을 통해 비교적 짧지만 꼭 언급하고 싶었던 내용을 개재하였다. 첫번째 햄버거 자체는 정크푸드로 취급받기에는 약간의 억지가 있다.  두번째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소고기 패티는 꽤 위생적이고 원산지도 청정지역인 호주와 뉴질랜드이다. 셋째, 패티를 굽는 방식도 다양하다. 크게 불에 직접 굽거나 팬 위에서 그릴하는 방식이 있고 패티를 납작하게 하여 바싹불고기같이 바삭한 맛을 제공하는 방식과 누르지 않고 조리하여 부드럽고 두께감을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마지막 우리나라의 수제햄버거도 제품력이 올라가고 있어, 브룩클린처럼 맛있는 패티를 먹을 수 있는 수제햄버거 브랜드도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 / 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하인즈 마케팅팀 매니저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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