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식의 이것저것] 생명공학(biotechnology)은 각자 생물이 가진 특성들을 활용하여 인류에게 필요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연구를 하는 것을 뜻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자연계열 학생을 제외한 다른 전공을 수학하는 학생들은 생명공학을 괴리감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명공학은 생각보다 가까이 접해져 있다. 대표적으로 가타카, 레지던트 이블, 아일랜드 같은 유명한 영화는 생명공학을 소재로 했으며, 다양한 약품 개발, 그리고 줄기세포 등, 이처럼 생명공학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생명공학과에 대한 어색함을 덜어 줄 수 있도록 몇 가지 흥미로운 주제를 선별해봤다.

1.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양 – 돌리
1996년 7월 5일 스코틀랜드, 체세포 복제로 만들어진 최초의 포유류인 돌리(Dolly)가 태어났다. 고등학교 교과서 단골손님이기도 한 돌리는 Ian Wilmut 박사와 Keith Campbell 박사가 6년 된 양의 체세포와 다른 양의 난자와 핵을 치환해서 만들었다 해당 기법을 ‘핵치환’ 기법이라고 한다. 한 가지 재밌는 일화는 실험과정에서 사용된 체세포가 젖샘세포라, 해당 시대에 유명했던 돌리 파튼의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영감을 받아 돌리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돌리는 약 6년 후 폐질환으로 인해 안락사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복제 시대의 시발점이 되었고, 후에 젖소, 돼지, 개, 고양이 등 많은 복제실험을 성공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 최초의 복제동물 돌리(좌), 돌리 팔튼(우)은 자신의 이름이 어원이 된 것에 대해 영광스러워 했다고 한다.

2. 유전자재조합식품(GMO)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를 의미하는데, 생물체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형질을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LMO와 종종 헷갈리기도 하는데, LMO는 Living Modified Organisms으로 Living을 의미하므로 GMO보다 포괄적으로 포함된다. 유전자 조작의 원리는 모든 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DNA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제한효소의 기술이나 방사선 등을 이용해 새로운 유전자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식량, 의학, 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는데, 1978년에 대장균을 통한 재조합 인슐린의 발명을 시작으로 슈퍼연어, 슈퍼마우스, 식물개량 등이 개발되었다. 가장 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유전자 조작 식품은 콩인데, 국내에서는 GMO로 사용된 식품은 표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대체로 GMO에 대해 반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2014년도 수입은 207만 톤으로 세계 1위로 FTA와 더불어 농업 분야에서 갈등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3. 세놀리틱스
2015년 3월, 누구보다도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갈망했던 진시황이 기뻐할 만한 소식이 생겼다. Scripps 연구소와 Mayo 병원의 연구진은 MS에서 개발한 스프라이셀과 양파에 주로 들어있는 케르세틴을 중점으로 연구하여 ‘세놀리틱스(senolytics)’를 개발했다. 이 세놀리틱스는 늙은 쥐에게 단 한번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5일 동안 심장의 혈관이 강해졌다고 한다. 세놀리틱스의 특성 중 하나는 노화된 세포만 공격을 하기 때문에, 암 치료 때 사용되는 화학 약물 치료 기법을 대체 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확실한 검증을 위해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다. 그러나 세놀리틱스가 등장하게 되면,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트라일라잇의 뱀파이어처럼 무한한 수명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뱀파이어의 잘생긴 외모는 포함되지 않는다.

▲ Mayo 병원의 James Kirkland 박사, 그는 세놀리틱스가 노인들에게 자주 생기는 질환들을 치료하거나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왓슨과 크릭의 이중나선 발표 시점 이후로, 생명공학은 무궁무진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단, 모든 사람들에게 생명공학의 길로 오라고 권유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일일이 세포나 효소 이름을 외울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대신 뉴스 헤드라인에 생명공학에 관한 기사가 게재된다면 한번 정도 읽어 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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