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수의 뮤직톡톡] 1960년대 초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는 풍요로움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 시절 캘리포니아는 미국 경제의 중심지로 농업, 광업, 공업 등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넘쳐났고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서 몰려든 사람들로 인구 또한 증가하게 되었다. 아메리카 드림의 전형과도 같았던 그 시절, 사람들은 경제적 풍요로움으로 자동차 경주와 서핑 등의 고급 스포츠도 즐길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 v=qgUv7m2FBgU&list=PLTbfT0tS1eOahHJB4uDwGiZsHTJAUrLgQ&index=8 
The Surfaris - Surfari

서프뮤직은 그러한 캘리포니아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음악에 담은 것으로, 1960년대 초 남부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어 전 지역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가게 된다. 일렉트릭 기타사운드가 특징적인 인스투르멘탈 락 스타일과 노래와 코러스가 있는 보컬 팝 스타일로 나눌 수 있는데, 락 스타일은 거침없이 질주하는 듯한 파워풀한 것으로 파도를 타는 흥분과 스릴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면 팝 스타일은 경쾌하고 재미있는 노래로 캘리포니아 해변의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서프 기타의 왕’ 으로 불리는 딕 데일은 중동풍 멜로디에 일렉트릭 기타의 빠른 트레몰로와 리버브(울림)를 사용한 음색, 그리고 앰프와 증폭스피커의 사용으로 이전과는 다른 크고 파워풀한 소리로 연주한 것으로 유명한데, 바로 헤비메탈 사운드의 출발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명곡 Misirlou는 그리스에 정착한 터키 피난민들이 애환을 담아 부르던 구전 노래로 그 자신도 서핑을 즐겼던 딕 데일(Dick Dale)과 그의 그룹 더 델 톤스(the Del-Tones)가 그 멜로디를 특징적 속주로 편곡하여 연주하였는데, 서프락의 진수를 맛볼수 있는 곡이다. 영화 펄프픽션(1994 미국), 택시(프랑스, 시리즈)등의 주제곡으로도 유명한 이 곡은 미국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곡 pump it 에도 사용되고, 광고, 방송할 것 없이 무한 러브콜을 받는 곡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폐막식에도 등장하여 전 세계에 울려 퍼지게 되는데 그리스 멜로디에 기반을 둔 음악이 딕 데일의 편곡으로 유명세를 탄 이유에서 인 듯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lRH_70_Foow DickDale-Misirlou (Live) 1995 

https://www.youtube.com/watch?v=AURm7GY-Uj4 Anna Vissi Misirlou 2004 아테네 올림픽 폐막식

서핑용어, 파이프라인이란 굴곡이 깊은 해저에서 밀려오는 둥근 파이프 모양의 거대한 파도를 이르는 말로 서프 뮤직그룹 샨테이스(Chantays)는 동명의 곡 ‘파이프라인’으로 유명하고, 서핑을 하다 큰 파도에 휩쓸려 중심을 잃고 보드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서퍼와 충돌하는 것을 의미하는 ‘와이프아웃’, 서핑에 적합한 해안을 찾아다닌다는 뜻의 ‘서파리’는 더 서파리스(Surfaris)의 곡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벤처스(Ventures)의 ‘워크 돈 런’ 등 서프락은 서핑의 야성미가 물씬 풍기는 것으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들이 많은데 듣다보면 서핑을 즐겨본 적 없는 이들도 그 마초적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56SAxtf-RTg Stevie Ray Vaughan & dick dale - pipeline. 영화 ‘back to the beach’(1987) ost 

https://www.youtube.com/watch?v=hIuIIqbyEIU The Ventures - Walk Don't Run

Surfin U.S.A, Fun,Fun,Fun, I Get Around. 서프뮤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비치보이스는 흥겨운 해변의 정취에 어울리는 즐거운 멜로디와 코러스를 특징으로 태양과 파도, 여인 그리고 당시 유행했던 자동차 경주 등을 묘사하는 가사로 노래했다. 때마침 극장가에선 비치보이스의 영화 ‘러브 앤 머시“가 상영중이다. 단순하고 즐겁기만 한 서프뮤직 이상의 것을 추구했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삶과 예술적 고뇌를 다룬 영화로, 서프뮤직 이후의 비치보이스의 음악과 브라이언 윌슨의 독자적 행보와 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하는 영화로 제목 러브 앤 머시는 브라이언 윌슨의 1988년 곡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유행은 변해간다. 6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 해변의 낭만을 노래했던 서프뮤직도, 비틀즈로 시작되는 영국그룹들의 인기와, 새로운 사회적 음악적 변화들로 열기를 식혀갔지만, 그 열정적이었던 사운드는 이어지는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15년 우리들의 여름도 막바지에 이른 이 때, 서프뮤직과 함께 지난 여름을 추억하며 시작되는 가을, 날씨는 선선해져도 가슴만은 여름 날씨처럼 뜨겁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2s4slliAtQU Beach Boys - Surfin Usa 

https://www.youtube.com/watch?v=KNZVzIfJlY4 Beach Boys - Kokomo 영화 칵테일(1988)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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