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과 불편사이

최민정 청춘칼럼니스트l승인2015.09.14l수정2015.09.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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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의 태평가] 텔레비전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중 하나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 굳이 텔레비전을 직접 틀지 않아도 pc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tv프로그램 중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논란의 연속이다. 웃음과 감동대신 불편함과 어딘지 모를 찝찝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이 실제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즐겨본다. 그 중 여자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여군특집 편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9월6일 방송은 출연자 김현숙의 외모에 대한 조롱과 남자 군인을 향한 성추행에 가까운 자막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2-여군특집(2015.9.6 방송분)’의 장면들이다.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고 청순한 이미지의 여자 연예인들과 김현숙을 번갈아 보여주며, 외모 비교를 부추긴다. 끊임없이 김현숙의 외모를 웃음거리로 삼는 자막이 등장하기도 한다.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단신,뚱땡이,어좁이…… 외모 컴플렉스를 조롱하는 별명도 참 여러 가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외모를 강조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못난 외모보다 더 못난 개그에 상처 받는 사람은 비단 연예인뿐만이 아니다.(너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연예인과 비슷한 외적 특징을 가진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상처가 될 수 있다. 누군가의 외적 단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웃음거리로 삼는 일, 이 얼마나 저급한 행동인가. 더 무서운 사실은 우리는 이미 그런 행동을 하나의 웃음코드로 학습해 버렸다는 것이다.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남자끼리'는 요즘 세상의 약자는 남자라는 타이틀을 걸고, 개념 없는 여자친구에게 당하는 남자를 같은 남자끼리 도와주며 웃음을 유발하는 웃찾사의 한 코너이다. 웃찾사의 시청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남자끼리'는 sns로 영상이 퍼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예쁜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 값 비싼 선물을 요구하는 여자. 개그 프로그램 속 커플의 모습은 마치 개그 프로를 위한 지침이라도 있는 것처럼 한결같은 모습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일은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애인이 사랑보다 물질적인 것을 더 바란다면, 그 관계는 비정상적이며 빨리 정리하는 것이 맞다. 개그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비정상적인 관계를 마치 이 땅 모든 커플이 그런 것처럼, 특히 여자는 남자에게 기생하는 존재처럼 규정해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의견엔 ‘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면 됐지, 왜 이렇게 화를 내? 찔려서 그래?’라는 반응이 따르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특정 집단을 조롱하거나 일반화해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나와 내 애인과 내 가족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러나 그런 방관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적절한 예로 ‘된장녀’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때를 떠올려볼 수 있다. 그때 각종 매체에서는 개인의 소비 습관을 간섭하며 ‘된장녀’라는 말을 남용해왔다. 그 결과 여성들은 자신의 돈을 자신에게 써도 ‘된장녀’라고 비난을 받게 됐다. 우리는 이 당황스러운 전개가 본인이 속한 집단에게도 일어난다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일상 속에서도 불쾌한 장난을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불쾌한 장난에 언짢음을 표출하면 '장난인데 왜그러냐'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연이은 예능프로그램 논란도 마찬가지다. 불편함을 표출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에 '예능을 예능으로 보지 못한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그러나 듣는 사람이 즐거워야 개그 아닌가. tv프로그램 제작진들은 tv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인 만큼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자각해야한다. 물론, 높은 시청률이 목표일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예능프로그램의 본분을 다하기 바란다.

최민정 청춘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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