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품격에도 신경을 쓸 때다

오승종 청춘칼럼니스트l승인2015.09.22l수정2015.10.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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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종의 입으로 축구하기] 15-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6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 ‘런던 더비’ 첼시와 아스날의 경기는 홈팀 첼시의 2-0 승리로 끝났다. 이것으로 첼시는 6라운드 만에 홈경기 첫 승을 챙기며 시즌 초반 구겨져있던 체면을 조금이나마 추스를 수 있었다. 사실 5라운드까지 첼시가 보여줬던 모습은 디펜딩 챔피언이란 타이틀에 전혀 걸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첼시가 리그에서 다섯 경기 만에 기록한 3패는 지난 시즌 38경기를 통틀어 전체의 패배 숫자와 같았다. 여기에 더해 5라운드까지 EPL 20개 팀 중 최다 실점(12골)까지. 아스날과의 경기 전까지 첼시가 작성한 기록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편 아스날 전에서 보여준 첼시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첼시의 부진 이유에 첫 순위로 거론되던 오른쪽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도 정신을 가다듬은 듯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지난 시즌 첼시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에덴 아자르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역시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해갔다. 아스날 또한 만반의 준비를 해간 상태였기에 멋진 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경기를 지켜본 팬들에겐 눈살을 찌푸릴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첼시의 최전방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 때문이었다.

사건이 터진 것은 전반 종료 직전이었다. 코스타는 상대편의 문전에서 아스날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와의 몸싸움 중에 코시엘니의 얼굴을 거칠게 밀었다. 여기에 더해 몸싸움 끝에 넘어진 코스타는 일어남과 동시에 코시엘니를 가슴으로 들이받아 넘어뜨렸다. 이를 보고 흥분한 아스날 팀 동료 가브리엘 파울리스타가 다가와 코스타를 밀었고, 결국은 주심까지 나서서 사태를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코스타와 가브리엘이 경고를 받으며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경고를 받은 후 이어지는 신경전에서 가브리엘이 자신의 발을 가격했다고 주장한 코스타의 항의에 결국 가브리엘은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컸던 선수는 누가 봐도 코스타였다. 이미 필드 위에서 비신사적인 행동이 많기로 유명한 코스타는 이번 시합을 통해 다시 한 번 축구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코스타가 코시엘니의 얼굴을 비벼버리는 장면은 축구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행동이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영국 FA(축구 협회) 측에서 코스타에게 징계를 줄 수 있을 거란 예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찌되었든 코스타의 활약(?)으로 첼시는 홈팀이란 이점에 수적 우위까지 더하며 경기를 한층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한편 코스타는 실력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다. 비록 이번 시즌 리그에선 한 골만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시즌엔 영국으로 이적한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26경기 20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3위에 올랐다. 스페인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에도 축구계에서 신으로 평가받는 호날두와 메시에 이어 득점 3위를 기록하며 어느 클럽이든 눈독을 들일만한 활약을 펼쳤다. 언제나 강팀으로 군림하는 첼시와 어울리는 공격수지만, 그의 위와 같은 행동은 올 시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의 첼시가 구단의 품격까지 떨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축구가 거친 스포츠인 것은 사실이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압박 전술 속에서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몸싸움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스포츠맨으로서의 매너를 추구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경기를 직관하는 관중들과 위성 중계를 통해 시청하는 전 세계의 팬들은 프로 선수들에게 수준 높고 정정당당한 경기를 기대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첼시와 같이 어느 축구팬이건 인정할만한 위치에 있는 구단이라면 더욱 그렇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코스타는 분명 뛰어나다. 그는 어느 위치, 어느 각도에서건 온갖 신체 부위를 활용하여 골을 넣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하는 꼬마 선수들과 경기 시작 전 상대편과 나누는 악수의 의미는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그가 이번에 저지른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면 축구 역사에서 유능한 공격수로 남을지언정 위대한 선수로 기억되진 않을 것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선 소속팀 첼시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만약 첼시가 앞으로 코스타의 돌발 행동을 제어해내지 못한다면, 첼시는 이번 시즌 기록 뿐 아니라 빅 클럽으로서의 품격에 있어서도 최악의 시즌이 될 수 있다.

오승종 청춘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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