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기 시작한 신계의 양강 체제

오승종 청춘칼럼니스트l승인2015.12.03l수정2016.02.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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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종의 입으로 축구하기] 분야를 막론하고, 21세기가 낳은 희대의 라이벌을 꼽자면 현대 축구의 대명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살 차이인 그들은 같은 시대에서 활약하며 주목 받는 유망주에서 소속팀의 에이스로, 나아가 축구라는 스포츠의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길 만큼 성장했다. 축구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인 ‘발롱도르’를 무려 7번이나(2008-2014) 양분했다는 것 역시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는 1956년부터 시작된 발롱도르의 역사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 사진=채널A 화면 캡처

하지만 세월은 야속하다. 지금껏 숱한 도전자들을 굴복시켰던 양강 체제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벌써 한국 나이로 32살이 되는 호날두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그의 올 시즌 각 대회를 종합한 16경기 13골의 기록을 보면 여전히 건재한 듯 보이지만, 두 경기에서 8골을 몰아넣었던(에스파뇰전 5골-샤흐타르전 3골) 것을 감안하면 16경기 중 10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진행된 12경기를 모두 뛰고도 득점 순위 4위에 랭크된 것 역시 호날두답지 않은 모양새다. 그는 소속팀의 베니테즈 감독과도 불화설에 휩싸이며 좋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 호날두는 측면에서부터 시작해 폭발적인 드리블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활용해 경기장 전체를 오가는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노쇠한 신체 능력이 눈에 띄고 있다. 이제 그는 팀의 최전방에서 결정력으로 승부하는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전과 같이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기회를 창출하는 것보다는, 골문 앞에서의 슈팅을 통해 팀의 공격을 마무리 짓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는 체력과 달리기 능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증거다.

▲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한편 메시 역시 마음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메시는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한 결장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르셀로나는 2위 AT마드리드와 승점 4점차를 벌이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 배경에는 지난 시즌 메시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이끌던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즈의 눈에 띄는 약진이 있었다. 두 선수는 소속팀은 물론이고 리그에서도 네이마르 12골, 수아레즈 11골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둘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더비 매치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현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바르셀로나가 점점 ‘메시 없이도 강한 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다른 리그에서도 신계를 위협하는 선수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분데스리가의 두 득점 기계  피에르 아우바메양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리그에서 각각 13경기 15골, 12경기 14골을 기록 중인 둘은 현대 축구에서 신계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경기당 1골 이상’의 벽을 보란 듯이 뒤엎고 있다. 특히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9월 9분 5골이라는 환상적인 결정력을 보여주며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했다. 지금까지의 면모로 볼 때 두 선수 모두 차세대 축구신의 후보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 사진=채널A 화면 캡처

8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지금껏 로빈 반 페르시, 라다멜 팔카오, 프랭크 리베리 등 본인의 전성기동안 신계를 위협한 선수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호날두와 메시는 실력만큼이나 경이로운 프로 정신으로 이들이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질 때까지 본인들의 위치를 수성했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이 양강 체제의 신계는 최대의 도전에 직면했다. 이 정도로 그들의 아성을 위협하는 선수들이 이렇게나 한꺼번에 터져 나온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아직 기량의 하락이 보이지는 않는 메시는 여전히 최고의 자리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분명한 점은 이제 섣불리 현대 축구의 주인공이 메시 혹은 호날두일거라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승종 청춘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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